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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25

그 사람이 정말 그곳에 있었을까(박민형 장편소설) 삶은 가난했지만 영혼은 풍요롭고 뜨거운 사람들… 그 사람들의 끈질긴 생명력을 노래한 소설 “부부가 중심이 되는 사회가 되어 부부들이 행복했으면 좋겠다. 부부가 행복해야 아이들도 행복하다.” 3년 만에 신간 ≪그 사람이 정말 그곳에 있었을까≫를 펴낸 박민형 작가가 전하는 말이다. 이번 작품에도 박민형 작가는 가족극장을 독자들에게 선물한다. 이 소설은 무엇보다 섬세함에 의한 소설의 미학이 돋보인다. 마치 어떤 예민한 곤충의 더듬이가 문장과 행간을 섬세하게 더듬는 것 같다. 작가의 감각적 촉수가 줄곧 느껴지는 이 소설은 작품의 전면에 세 사람(정 계장, 양희 언니, 그리고 어머니)이 스크린을 꽉 채우고 있다. 그 중 한 사람인 정 계장에 대한 ‘주인공 영남’의 감정은 “서서히 스며드는 물처럼 그 사람이 내 가.. 2023. 7. 3.
퀼트하는 여자(예서의시024, 정귀매 시집) 맺고 흩어지는 인연 속에서 사랑과 길을 찾아가는 화자의 삶의 모색이자 생과 사람, 자연에 건네는 위로가 꽃으로 피어나길 바라는 그리움의 시집 “그런 날 있었나/ 생이 비구름에도 젖지 않고/ 바람에도 흔들리지 않아/ 그림자까지 환하게 눈부신 날”(새우란, 13쪽). 꽃을 보는 마음은 모두 비슷하리라. 그래서 우리는 꽃길만 걸으라는 덕담을 한다. 그러나 자연에서 만나는 꽃은 인간의 삶보다 더 처연하고 절망적일 때가 많다. 그 고난 속에서도 꽃은 가장 예쁜 얼굴로 피어난다. 좌절을 딛고 살아가는 우리의 삶도 때때로 비구름에도 젖지 않고 바람에도 흔들리지 않는 날이 있어 그 힘으로 하루를 견디고 내일을 살아가길 소망한다. 피고 지는 꽃처럼…. 이 시집은 총 5부로 나누어져 있다. 1부는 꽃이라는 소재를 통해 사.. 2023. 3. 17.
낮은 곳에서 부르는 희망가(김옥자 시집, 예서의시023) FOP(진행성골화섬유형성이상, 극희소질환)으로 인한 삶의 애환, 그리고 어머니의 희로애락, 벗과의 애틋한 사랑을 시로 노래하다 지은이는 극희소질환인 진행성골화섬유형성이상(FOP)을 앓고 있는 중증장애인이다. 지은이는 낮은 곳에서 가장 낮은 삶을 살아왔고, 스스로 몸을 가눌 수 없어서 침대에 누워 세상을 보고 글을 써왔다. 이 시집은 지은이 김옥자 님이 처음으로 누워서 희망을 노래한 시의 제목이다. 이 시집은 지은이의 열한 살 이후 삶을 배경으로 삼았다. 생에 처음 희망을 품었던 때를 시작으로, 고향을 떠나 낯선 타향에서의 고통・외로움・그리움을 담은 소녀의 노래이다. 장애와 FOP 질환으로 인한 삶의 애환, 그리고 어머니의 희로애락, 벗과의 애틋한 사랑이 작가의 오감을 통해 글로 태어났다. “시를 쓰고 싶.. 2023. 2. 14.
엄마, 수국을 보내드릴까 합니다 신은 모든 곳에 가 있을 수 없기 때문에 어머니를 만들었다 누군가를 하늘나라로 떠나보낸 이들은 알 것이다. 그 슬픔과 안타까움, 후회와 회한이 얼마나 큰지. 그 그리움이 얼마나 붉은지. 이 시집은 어머니를 하늘나라로 떠나보낸 후 선연한 그리움과 슬픔으로, 밀려오는 어머니의 삶의 궤적을 자연스럽게 회상하며, 마음에 일렁이는 무늬와 나아가 종교적 흔적을 시적 형상화로 표현하고 있다. 사랑이 참 깊으셨던 어머니. 신앙이 참 깊으셨던 어머니. 일련의 시들에서 어머니의 삶을 통하여 절대자에게로 견고히 나아가는, 어머니의 돌아가심을 통하여 지상 너머의 세계, 곧 영원한 생명으로 새롭게 나아가는, 청유를 담아 기도하는 마음에 닿고자 한다. 그리움 그건. 목도하는 현실의 장에서 어머니의 존재는 시공간 속으로 소멸해버렸.. 2023. 2. 13.
물 속의 혀(예서의시021, 정명순 시집) 여성성의 본질을 아름답게 표현한 시집 내 생애 단 하나뿐인 첫사랑을 고백하다 이 시집은 ‘주제의 함축성’과 ‘단어와 단어들의 시적 표현 방식’, 그런 시어들의 조합으로 기교를 통해 ‘현대사회의 풍경’과 ‘소소한 사랑’, ‘아름다운 자연’을 노래하고 ‘여성성’을 표현하고자 한 정명순 작가의 첫 시집이다. 삶이란 태초부터 애절하게 태어나지 않았을까 1부에는 여성성과 모성의 생명체의 원초적인 내재적 본성이자 자연의 섭리인 여성성이 강하게 드러낸다. 에는 “겨우내 진통하다/이제 양수가 터진다”, 에서는 “그놈의 손 고쟁이 속으로/쓰으윽 펄럭거리다/하얀 꽃을 피우더라/그놈의 고쟁이 속에 발이 들락날락 하더니만/고쟁이는 침대 밑으로 꺼지고/그놈이 죽었다/그 속에 살고 있다”, 에는 “소금기와 비릿한 냄새/자궁 속의.. 2022. 9. 14.
객석(양정숙 소설집) 가볍게 읽고 스트레스를 날려 버릴 수 있는, 말 그대로 자잘한 이야기책 현대는 경쟁사회다. 크든 작든 우리는 스트레스를 안고 살아간다. 머리를 식힌다며 휴일이면 밖으로 나가는 사람이 많다. 막힌 도로에 복잡하게 얽힌 일들, 이 또한 스트레스가 아닐 수 없다. 휴일이면 집에서 가벼운 책 한 권 읽는 것도 휴식이 아닐까? 이 책은 “현대사회에 고민하고 힘들어하는 많은 일들을 잊고 잠깐 동안이라도 휴식의 시간이 되었으면 한다”고 밝히고 있는 양정숙 작가의 소설집이다. 예를 들면, 소설 을 읽어 보면, “예전에는 이런 일도 있었대. 얼마나 억울하고 힘들었을까? 참 우리는 복 받은 사람들이야. 억울하면 법에 호소할 수도 있고, 여자로 태어났어도 차별 받지 않고 살 수 있는 세상에 태어나서 얼마나 감사한 일이야.”.. 2022. 6. 28.
어머니(박민형 장편소설) 가족극장 너머의 인간극장, 그리고 어머니 이야기 이 책은 의 한 문장을 인용하며 첫 페이지를 연다. “얘야, 네 부모가 나이 들었을 때 잘 보살피고, 그들이 살아 있는 동안 슬프게 하지 마라.” ( 3장 12절) 어머니 효심은 졸지에 남편을 잃고 청상이 된다. 친구인 숙희의 가게를 도우며 홀로 삼남매를 키워 낸다. 장성한 삼남매는 짝을 찾아 가정을 꾸리게 되고 어머니는 집을 팔아 자식들의 보금자리를 꾸려준다. 그렇게 삼남매를 떠난 보낸 어머니는 전셋집을 얻어 홀로 지내게 되는데…. 남편처럼 의지하고 살았던 큰아들 상길이 운영하는 치킨집이 어려워지면서 어머니에게 손을 벌린다. 어머니는 전세 보증금을 빼서 큰아들에게 주고는 월세 집으로 나앉는다. 그러던 어느 날 어머니는 뇌출혈로 쓰러진다. 어머니는 긴 수술.. 2022. 4. 1.
유리언덕(장혜영 장편소설) 첫눈에 반한 두 청춘 남녀의 사랑 이야기가 영화처럼 전개되다 욕망이라는 이름의 경계선: 유리언덕 첫눈에 반한 두 청춘 남녀가 있다. 서다요와 한태주의 사랑 이야기가 영화처럼 전개된다. 다요는 효도에 묶여 (부친의 부도회사를 회생시키기 위한) 정략결혼의 제물이 되고, 한태주는 사랑에 묶여 그녀(다요)의 효심을 존중해 다른 여자와 결혼을 결심하게 된다. 절망한 다요는 극단적 선택을 시도하고, 그것을 목격한 한태주의 친구는 자신을 강간한 계부와 화해하는 조건으로 협력업체 선정 허락을 받아낸다. 그렇게 해서 두 사람은 결혼에 성공한다. 욕망과 도덕이 타협한 결과물이다. 욕망은 인간의 본능이다. 그러나 인간이 욕망만 추구한다면 동물에서 한발자국도 전진하지 못할 것이다. 인간이 동물이면서도 인간일 수 있는 이유는 .. 2021. 12. 31.
봄벗(이채현 시집, 예서의시017) 생명을 품어온 것들이 발아하듯 봄벗을 맞이하기를 희망하다 사랑, 그 모를 사람, 그 모를 붉은 벽돌 쌓으려는데 희생, 그 모를 당신, 그 모를 빛이 스미는 어둠 -시 전문 시인은 에서 “사람이 절망임에 이르렀을 때 내 등불이 꺼져갈 때/ 어둠이 드러낼 때까지 있기로 했다.”고 울먹이고 있다. 이 맥의 진원은 앞의 시 에서 드러나고 있는데, 인간적 사랑에 대한 불신과 회의이며 이것은 신 존재의 사랑에의 의혹으로까지 파장이 인다. 내심 견고한 벽돌을 쌓아 성(城)을 만들어 고립되려고 하는 계획에 이르나 마음 한 곁을 두드리는 차마 외면할 수 없는 희생이라는 사랑의 진면목이 내부를 균열시키고 일어 혹독히 사랑하는 법을 배워가기로 한다. 사랑에도 뼈가 있어야겠습니다. 참 바름 옳음 곧음 굳음 질김 대참 사랑에도.. 2021. 12. 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