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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37

꽃수레 기도잎__이채현 시집 살아오면서 체화된 신앙의 편린들 시집 ≪꽃수레 기도잎≫은 제1부 ‘깊은 사람이 좋다’, 제2부 ‘사랑지기’, 제3부 ‘숲’, 제4부 ‘님이여’로 총 4부로 구성되어 있다. 각 부를 관통하는 주제는 그분이다. 그분을 향한, 그분에 의한, 그분을 위한. 갈급한 기도 속의 나에서 점점 너에게로 나아가 세계로 확장되어 가는 실천의 사랑이길 이 시집은 전하고 있다. 지은이 이채현의 시는 내면의 진솔한 표현이 특징이다. 특히 신앙생활을 하며 다가왔던 문제들을 시적 형상화로 지음으로써 일상의 익숙함으로부터 생경하게 맞게 될 것이며 이는 미학적 감동을 줄 것이다. 이번 새로운 시집을 낸 이채현 시인의 시들은 ‘어둔 밤 순수한 영혼’이 느끼는 감수성으로 무엇을 간절히 기다리고 있는 듯하다.    발이 부르트고     날.. 2024. 4. 26.
이 단순하고 뜨거운 것__강세환 시집__개인적인 것과 사회적인 것 개인적인 것과 사회적인 것 강세환 시인의 시집 ≪이 단순하고 뜨거운 것≫이 출간되었다. 이번 시집을 보면 개인적이든 사회적이든 시적 대상에 대한 시인의 반복적인 사유(思惟)와 지속적인 열정이 폭발한 것 같다. 그 반복과 열정은 복잡하지만 때때로 단순하고 뜨거운 것이었다. 그것은 이른바 일상적 진실과 당위적 진실 사이에서의 갈등과 충돌과 고뇌와 분노와 반성과 통찰의 자기표현인 셈이다. 그 또한 시인의 시적 사유이며 인식이며 그가 획득한 문법이며 그가 겪은 삶에 관한 심경이며 기록이며 ‘날것’ 그대로 생생한 감수성일 것이다. 이번 시집은 한눈에 보아도 깜짝 놀랄 만큼 개인 시집 네댓 권을 묶어놓은 것과 같고, 한 권의 신작 시집으론 막대한 분량임을 알 수 있을 것이다. 등 제1부를 비롯하여 등 제7부까지 무.. 2023. 12. 22.
봉평 세미나__박세현 문학에세이_시라는 환상에 어떻게 속고 있는가 시라는 환상에 어떻게 속고 있는가 이 책은 시라는 환상에 어떻게 속고 있는가에 대한 근본적인 의문에 응답하려는 저자의 일관된 편견과 비좁은 아집과 가벼운 독설로 물든 무삭제판 에세이다. 저자의 서른 번째가 되는 이 책에 인쇄된 에세이와 스무 편의 시가 도달한 곳은 우리가 기득적으로 알고 있는 시의 국토는 아니다. 그곳은 더 낯설고 더 먼 언어 저 너머의 어떤 미지로 읽힌다. 문학에세이라는 부제가 가리키듯이 이 에세이들은 시와 시인의 존재론적 현상에 대한 저자의 관념(혹은 신념)을 방심하듯이 흘려 쓴 책이다. [ 책 속으로 ] 강릉에서 에세이를 수정하고 있는 동안, 이 헛수고에 매달려 있는 동안, 두 권의 책 발간 소식이 들려왔다. 6년 만에 발매된 하루키의 장편소설과 홍정선 교수의 유고평론집이다. 에세이.. 2023. 12. 14.
썸__박세현 시집_하염없음에 대한 기록 하염없음에 대한 기록 시를 쓰는 동안 시인이 만나는 것은 시가 아니라 자신의 공백이다. 여긴가 하면 여기가 아니고 저긴가 하면 저기도 아닌 생소한 곳에서 어색한 생각으로 그는 다시 태어난다. 하염없음은 그러므로 시의 도착점이 된다. 이 시집은 꼭 쓰지 않아도 되었을 듯한 하염없음에 대한 기록이다. 시인이 자신의 시를 지나가는 순간이다. [ 책 속으로 ] 그의 시를 못 본 지 오래다 십년? 더 된 듯하다 잘 나가던 시인이다 오늘은 그가 궁금하다 진정한 시인이라면 흔적 없이 증발되었을지도 모른다고 중얼중얼 여기저기 수소문했더니 그는 잘 살고 있다고 전했다 순간적으로 암전되는 느낌적 느낌! 서가에서 그의 시집을 뽑았다 모르긴 몰라도 그를 다시 읽을 일은 없겠다 健幸을 빈다 ― 전문 썸은 무슨 뜻인가요? (귓속.. 2023. 12. 14.
달콤한 이별(박민형 장편소설) 성폭행 당한 것을 운명으로 안고 산 여자의 절규를 들으며… 첫사랑의 상흔들이 부메랑이 되어 날아오고, 현재 함께 살고 있는 남편이 과거에 자신의 순결을 무참하게 짓밟았던 성폭행범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을 때 만약 당신이라면 어떻게 할 것인가? 이 소설은 그 물음을 화두로 던진다. 첫사랑의 향연이 펼쳐지고… 이 소설은 가장 아름답고 영롱해야 할 첫사랑 때문에 상처를 입은 사람들이, 그 상처를 치유해 나가기 위해 첫 발을 떼는 이야기다. 진실을 말한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일까? 사랑이라는 이유로 모든 것을 포장해 버리고 삶을 살아갈 수 있을까? 작가는 첫사랑에 얽힌 과정을 풀어 나가는 일이 고통스러웠다고 한다. 뒤틀린 진실을 밝히고 싶었을 것이다. 이 이야기를 통해 사회적으로 성폭력과 성폭행으로 문제되고.. 2023. 7. 24.
에르미따(이상규 추억시집) 사라진 것은 아름답다. 그리고 아름다운 것은 사라지고 없다. 문학평론가 변학수 교수는 다음과 같이 이 시집에 대하여 고변한다. 그러면서 다음과 같이 이 책에 대한 소망을 담아 이야기한다. 고뇌하는 시인은 아름답다. 1978년 ≪현대시학≫에 를 발표하고 문단에 등단한 시인에게 지난 2018년은 문단 등단 40년이 된 해이다. 그동안 ≪종이나발≫(첫 시집), ≪대답 없는 질문≫(두 번째 시집), ≪거대한 낡은 집을 나서며≫(세 번째 시집), ≪헬리콥터와 새≫(네 번째 시집), ≪13월의 시≫(다섯 번째 시집), ≪오르간≫(여섯 번째 시집)을 펴낸 바 있다. 이 시집들을 바탕으로 하여 ≪에르미따≫는 탄생하였다. 곧 이상규 시인의 추억시집이다. 시인은 이 추억시집이 마지막이기를 바랐다. 문학과 예술을 더 더렵혀.. 2023. 7. 22.
캠강 강가의 노란 수선화:::기억과 회상의 숲 교수로서의 삶과 엄마로서의 삶을 조명하다 이 책은 필자가 살아온 과정마다의 삶의 태도, 생각, 이런 것들을 적어놓은 삶의 증언들이다. 이런 글들을 통해 필자는 지나온 세월들을 살펴보고, 현재의 생각들, 앞으로의 비전 같은 것을 가꿔보고자 한다. 또한 독일과 영국의 체험들과 유럽의 삶에 대한 기록들은 필자의 전공인 유럽문화의 이해에 대한 성찰의 반영이기도 하다. 지은이에게 삶의 무게를 받쳐준 두 가지 지렛대는 교수로서의 삶과 가정의 엄마로서의 삶, 이 두 가지였음을 이 책을 통해 그려내고 있다. 34년을 대학에서 강의했던 필자는 은퇴를 앞두고 있을 무렵부터 점차 석양의 신비함과 아름다움을 의식하게 되었다고 한다. 실제로 필자는 유럽대륙의 끝, 포르투갈의 까보 다 로까(CABO DA ROCA)에서 수평선 끝.. 2023. 7. 21.
남편이 천사의 말을 한다 미국 이민 45년! 정겨운 모국어로 그리움을 차분히 적어놓은 산문집 이민생활의 희노애락을 눈물겹도록 솔직하고 아름답게 풀어놓다. 옛날에는 자신이 어떠어떠했다는 이야기도 그럴듯하게 서슴없이 이야기하지만, 그것을 진실로 믿는 사람들은 거의 없다. 그러나 모두들 고개를 끄덕인다. 젊어서 하고 싶었으나 이루지 못한 것을 자신이 정말로 해낸 듯이 허풍을 떠는 것이, 나이가 들면 그대로 받아들이고 서로 등을 두드려줄 만큼 마음의 여유가 생겼기 때문이다. 누구 하나 큰소리를 내거나 말도 안 되는 소리를 떠들어대는 영감이라는 표정을 하는 사람조차 없다. 뉴욕타임즈에 기고된 이 글에서 허금행 작가는 많은 공감을 한다. 이제 크게 할 일도 없고 특별히 이룰 수 있는 것도 없으므로 지난날을 생각하는 일로 머릿속이 가득하다고.. 2023. 7. 20.
별똥별(박민형 소설집) 시간을 거슬러 올라간 과거로부터의 여행 (박민형 첫 단편소설집) 박민형 작가의 1996년 등단 이후 발표된 단편들을 모은 첫 단편소설집이다. 작가는 솔직하게 이야기한다. 소설이 무엇인지도 모르고, 쓰고 싶다는 간절한 마음을 담아 소설들을 써왔다고 한다. 부끄럽지만 수정 보완하지 않았다고 한다. 그래서 이 소설집은 작가에게는 시간을 거슬러 올라간 과거로부터의 여행일 수밖에 없다. 순전하고 자연한 소설은 연극 소리가 난다 박민형 소설집 ≪별똥별≫에 묶인 아홉 편의 작품은 허구의 진실에 깊이 빠져들게 한다. “쓴다는 것, 소설 창작은 인연 벗어나기다. 산다는 인연, 죽는다는 인연까지 벗어나는 이야기. 그리하여 작가의 소설은 마침내 연기의 법칙에서 자유하는 슬프고도 선연한 아름다움이 되는 것이다.”(280쪽) .. 2023. 7. 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