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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25

나무에 손바닥을 대본다(박천순 시집, 예서의시018) 눈으로 들어온 풍경이 몸의 적막을 깨우고 마음을 흔들다 박천순 시집 ≪나무에 손바닥을 대본다≫는 눈으로 들어온 풍경이 몸의 적막을 깨우고 마음을 흔들어 내가 완성되는 과정이 표현되어 있다. 그리고 이 풍경에는 아름다운 자연뿐 아니라 치열한 삶의 모습도 포함되어 있다. 이 시집은 ‘하루는 가늘다’라는 시로 문을 연다. 그리고 총 5부로 나누어져 있다. 여는 시 는 부질없이 바쁜 나날 속에서 위태하게 건너가는 허리는 아프고 가늘 수밖에 없음을 말한다. 손을 펴서 무언가 잡으려고 하지만, 읽을 수 없는 우주는 대답 없이 저물어간다. 그럼에도 하루는 포기하지 않는다. 피 흘리면서도 안식을 줄 바닥에 뿌리내리기 위해 몰입하고 있기 때문이다. 1부는 주로 ‘가족의 사랑’ 시를 중심으로 엮었다. 에 나오는 어머니의 .. 2021. 12. 14.
비밀의 숫자를 누른다(김태경 시집, 예서의시016 이 푸른 별에서 맺은 인연, 비밀의 숫자 만들어 아내에게 바치다 이 푸른 별에서 맺은 인연을 비밀의 숫자로 만들어 살아온 아내를 위한 시였고, 이는 함께 살아온 아내에게 바치는 헌사요, 훗날까지 살아가면서 늘 되새겨보는 말 없는 약속의 의미를 담은 사랑의 고백 같은 시집이 세상에 나왔다. 이 시집은 ‘가족이란 무엇일까, 인간이 왜 고향으로 회귀하려고 하는 걸까, 여행을 통해 나를 되돌아보는 시간은 어떤 의미일까, 삶과 죽음이 우리 삶에 미치는 영향은 무엇일까’ 등 나날살이(삶)의 원초적인 질문을 끊임없이 던지면서 만나는 소소한 일상을 시로 표현한다. “비밀의 숫자를 누른다 / 이 별에서 처음 만나던 날을 / 날마다 당신의 기억을 누르며 들어간다 / 문을 열 때마다 / 함께 걸어온 길을 각인시켜 주는 비밀.. 2021. 7. 26.
어른아이학개론 우리의 삶은 아름다워야 한다. 정말이지 아름다워야만 한다. 어른도 아니고 아이도 아닌 생. 여전히 청년기라는 통과의례를 겪고 있는 과도기의 삶에서 나는 언제쯤 확실하게 어른이라 말할 수 있을 것인가? 나는 도대체 어른일까, 아이일까? 청년기를 지내던 어느 날, 서른을 맞으며 한 가지 궁금증이 생겼다. “대체 난 어른일까, 애일까?” 아직까지도 나 자신이 어른인지 아이인지 명확하게 규정할 수가 없다. 스스로를 청년이라 지칭하기도 애매한데 어른이라 말하기에도 어색하다. 남들에게 조언해주기에는 아직 뭔가 어설프고 이른 것만 같은데, 누군가에게 기대고 의지하기에는 너무 커버린 것 같다. 어른도 아니고 아이도 아닌 삶 여전히 청년기라는 통과의례를 겪고 있는 과도기적 삶에서 나는 언제쯤 확실하게 어른이라 말할 수 .. 2021. 5. 28.
박재삼 시의 상상력과 동일성의 시학 나는 시를 쓸 때도 어렵게 쓰는 이른바 난해시를 피한다. 어떻게 하면 독자가 기꺼이 다가올 수 있고 누구나 알 수 있는 명확한 이미지를 떠올리게 하느냐에 신경을 쓴다. 근원적 아름다움의 미학과 전통적 서정시 계보의 한 줄기를 확인하는 유용한 지표를 제공 박재삼의 시에 나타난 ‘상상력’의 구조를 분석하고 그것을 서정시의 근본원리와 관련지어 평가함으로써 궁극적으로 ‘박재삼의 시학’의 본질을 파악하고자 하였다. 이는 박재삼을 통해서 계승되고 있다고 평가되는 전통 서정시의 시학적 원리를 규명하기 위한 필수적인 정지작업이라고 할 수 있으며, 이를 통하여 그가 내용과 형식면에서 독자적으로 구축해 온 시적 상상력의 구조가 서정시의 원리 속에 보다 새롭게 정립되는 계기가 될 수 있으리라 생각된다. 이 책을 통해서 친숙.. 2021. 5. 4.
극작가 박재성의 아내, 요시코의 편지(통영의 부둣가에 도착하는 나를 기다려 주세요, 지역문학총서28, 김봉희 옮김) 불운의 천재 극작가 박재성, 그의 아내 요시코가 남긴 편지 요시코의 남편 박재성(1915~1947)은 통영 출신 극작가로 그에게 늘 따라 붙는 수식어는 ‘불운의 천재 극작가’, ‘비운의 요절 극작가’이다. 이러한 수식어는 33세라는 그의 짧은 생애와 함께 그의 뛰어난 문학성에 대한 아쉬움 때문일 것이다. 그는 일제 강점기 동경으로 유학을 가서 일본인 아내 테라오 요시코를 만났다. 그의 문학적 열정과 운명을 함께할 여인을 만났다. 그들은 첫 만남에서부터 조선인과 일본인이라는 경계 없이 서로 호감을 느끼고 사랑을 하게 되었다. 요시코는 문학청년 박재성에게 문학적 지원과 지지를 보냈다. 광복 직전, 통영으로 돌아온 박재성은 통영문화 계몽에 힘쓰는 한편 교사로서 학생극 창작하는 등 지역 연극에 초석을 닦았다. .. 2021. 4. 15.
북한에서 여자로 산다는 것 ‘슈퍼우먼’ 혹은 ‘꽃’으로 호명되는 북한의 여성 이 책은 앞서 출판된 ≪북한의 언어: 소통과 불통 사이의 남북언어≫, ≪북한의 정치와 문학: 통제와 자율 사이의 줄타기≫, ≪영상으로 보는 북한의 일상≫과 같이 북한 주민의 일상을 들여다보고, 작은 소통의 통로를 열어 가고자 기획되었다. 삶을 들여다본다는 것은 소통을 위한 출발이다. 이해가 없으면 소통이 이루어지지 않는다. 일방적 이해는 불통이나 이해를 가장한 폭력이 된다. 통일이 어떤 형태로 다가올지 알 수는 없지만 분명한 것은 통일이 대한민국의 최종 종착지가 아니라는 것이다. 한반도의 역사는 통일이 되는 그 날로 멈추지 않는다. 통일도 길게 보면 역사의 과정이다. 통일된 이후에도 한반도의 땅 위에는 많은 사람들이 몸을 부대끼며, 서로의 삶을 섞어가며 .. 2020. 11. 30.
세대와 젠더: 동시대 북한문예의 감성(북한문학예술 10) 사회, 문화, 예술을 통해 본 북한 최근 북한에 대한 연구가 기존의 정치, 경제 분야에 더해 사회, 문화, 그리고 예술 분야로 확대되고 있다. 북한 사회문화에 대한 연구는 ‘북한’이라는 이질적 체제를 좀 더 입체적으로 파악하는 데 기여할 뿐만 아니라 통일 이후의 남북 화해와 소통을 위한 제도, 정책의 토대를 조성하는 작업으로서도 가치를 지닌다. 무엇보다 북한 사회, 문화, 예술 연구는 반세기를 훌쩍 뛰어넘는 분단의 역사에서 벌어질 대로 벌어진 남북 간 인식과 감정의 골을 메우는 작업의 출발점이 된다. 북한문화예술의 이해는 북한 인민들의 취향과 정서, 감정과 세계관을 헤아리는 일과 맞닿아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세대와 젠더: 동시대 북한문예의 감성≫은 북한 문학・음악・영화・미술 분야에서 전문가로 자리를 굳.. 2020. 11. 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