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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수필9

봉평 세미나__박세현 문학에세이_시라는 환상에 어떻게 속고 있는가 시라는 환상에 어떻게 속고 있는가 이 책은 시라는 환상에 어떻게 속고 있는가에 대한 근본적인 의문에 응답하려는 저자의 일관된 편견과 비좁은 아집과 가벼운 독설로 물든 무삭제판 에세이다. 저자의 서른 번째가 되는 이 책에 인쇄된 에세이와 스무 편의 시가 도달한 곳은 우리가 기득적으로 알고 있는 시의 국토는 아니다. 그곳은 더 낯설고 더 먼 언어 저 너머의 어떤 미지로 읽힌다. 문학에세이라는 부제가 가리키듯이 이 에세이들은 시와 시인의 존재론적 현상에 대한 저자의 관념(혹은 신념)을 방심하듯이 흘려 쓴 책이다. [ 책 속으로 ] 강릉에서 에세이를 수정하고 있는 동안, 이 헛수고에 매달려 있는 동안, 두 권의 책 발간 소식이 들려왔다. 6년 만에 발매된 하루키의 장편소설과 홍정선 교수의 유고평론집이다. 에세이.. 2023. 12. 14.
캠강 강가의 노란 수선화:::기억과 회상의 숲 교수로서의 삶과 엄마로서의 삶을 조명하다 이 책은 필자가 살아온 과정마다의 삶의 태도, 생각, 이런 것들을 적어놓은 삶의 증언들이다. 이런 글들을 통해 필자는 지나온 세월들을 살펴보고, 현재의 생각들, 앞으로의 비전 같은 것을 가꿔보고자 한다. 또한 독일과 영국의 체험들과 유럽의 삶에 대한 기록들은 필자의 전공인 유럽문화의 이해에 대한 성찰의 반영이기도 하다. 지은이에게 삶의 무게를 받쳐준 두 가지 지렛대는 교수로서의 삶과 가정의 엄마로서의 삶, 이 두 가지였음을 이 책을 통해 그려내고 있다. 34년을 대학에서 강의했던 필자는 은퇴를 앞두고 있을 무렵부터 점차 석양의 신비함과 아름다움을 의식하게 되었다고 한다. 실제로 필자는 유럽대륙의 끝, 포르투갈의 까보 다 로까(CABO DA ROCA)에서 수평선 끝.. 2023. 7. 21.
남편이 천사의 말을 한다 미국 이민 45년! 정겨운 모국어로 그리움을 차분히 적어놓은 산문집 이민생활의 희노애락을 눈물겹도록 솔직하고 아름답게 풀어놓다. 옛날에는 자신이 어떠어떠했다는 이야기도 그럴듯하게 서슴없이 이야기하지만, 그것을 진실로 믿는 사람들은 거의 없다. 그러나 모두들 고개를 끄덕인다. 젊어서 하고 싶었으나 이루지 못한 것을 자신이 정말로 해낸 듯이 허풍을 떠는 것이, 나이가 들면 그대로 받아들이고 서로 등을 두드려줄 만큼 마음의 여유가 생겼기 때문이다. 누구 하나 큰소리를 내거나 말도 안 되는 소리를 떠들어대는 영감이라는 표정을 하는 사람조차 없다. 뉴욕타임즈에 기고된 이 글에서 허금행 작가는 많은 공감을 한다. 이제 크게 할 일도 없고 특별히 이룰 수 있는 것도 없으므로 지난날을 생각하는 일로 머릿속이 가득하다고.. 2023. 7. 20.
조선통신사의 길에서 오늘을 묻다: 조선통신사 국내노정 답사기 국내에 남아 있는 조선통신사의 유적과 유산에 대한 최초의 답사기 발간 최근 조선시대에 일본으로 파견된 통신사를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재하려는 움직임이 한일 양국에서 날로 커져가고 있다. 일본 측에서 촉발된 이 움직임은 심포지엄과 연구포럼이 잇달아 개최되는 등 등재를 위한 추진 속도가 점점 빨라지고 있다. 이는 조선통신사를 통한 한일문화교류의 의의를 선양하는 뜻 깊은 기획이다. 그런데 이 과정에서 유산의 비대칭성이 드러나 문제가 되고 있다. 말하자면 일본에는 조선통신사가 남긴 각종 시문과 필담창화집 등이 많이 남아 있고 유물과 유적지가 잘 보존되어 있지만, 우리나라에는 상대적으로 조선통신사 관련 유물과 유적에 대한 조사가 활발하지 않아 현황파악이 시급한 실정이다. 따라서 적어도 형평성을 유지하고 공동등재.. 2023. 7. 14.
추억의 시, 여행에서 만나다(기행에세이, 사진에세이) 어떻게 살아야 하나, 무엇을 위해 살고 있는가 나는 시가 알려줄 거라 생각했다 오늘도 고독의 바위를 굴리며 시의 산정을 오른다 암호로 이루어진 시 해석은 버려야 할 때 시는 어렵다. 짧은 글 안에, 단어 하나하나마다 의미가 내포되어 있고, 그 의미는 또한 시대적 상황에 따라 달리 해석되기도 한다. 문학 중에서도 가장 까다롭다고 여겨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를 쓰고, 읽는 이유는 그 폭넓은 해석의 가능성과 짧은 글에서 느끼는 무한한 감동 때문일 것이다. 하나하나의 장면을 제시하는 소설과 달리 시는 몇 개의 단어만으로 풍경화가, 이야기가 만들어진다. 그 그림이 수묵화가 되느냐 유채화가 되느냐는, 그 이야기가 러브 스토리가 되느냐 역경에 찬 한 인물의 전기(傳記)가 되느냐는 독자의 상상력에 따라 달라지는 것.. 2023. 7. 11.
천 번의 로그인: 글쓰기 공동체를 꿈꾸는 열네 명의 100일 글쓰기 에 이은 글쓰기 공동체를 꿈꾸는 열네 명의 100일 글쓰기 100일 동안 하루도 쉬지 않고 글을 쓰고 로그인하다 ≪천 번의 로그인≫은 글쓰기 공동체를 꿈꾸는 열네 명의 100일 글쓰기 모음집이다. ≪오백 번의 로그인≫ 후속편이기도 한 이 책은 ‘100일 동안 하루도 쉬지 않고 글을 쓴다’는 생각으로 2017년부터 시작한 열 시즌의 100일 글쓰기 공동체 모임 중 2019년 이후 다섯 시즌 동안 함께 나눈 대표작 136편의 글이 수록되어 있다. 100일 글쓰기 공동체는 매일 자신의 일상과 사유를 담은 글을 타인과 공유해 봄으로써 글쓰기의 근력도 기르고, 글쓰기가 주는 치유적 효과를 나눠보자는 취지에서 시작되었다. 100일 글쓰기 공동체에 참여한 이들은 인터넷 카페를 통해 100일 동안 자신의 삶에 대한 성.. 2022. 4. 18.
극작가 박재성의 아내, 요시코의 편지(통영의 부둣가에 도착하는 나를 기다려 주세요, 지역문학총서28, 김봉희 옮김) 불운의 천재 극작가 박재성, 그의 아내 요시코가 남긴 편지 요시코의 남편 박재성(1915~1947)은 통영 출신 극작가로 그에게 늘 따라 붙는 수식어는 ‘불운의 천재 극작가’, ‘비운의 요절 극작가’이다. 이러한 수식어는 33세라는 그의 짧은 생애와 함께 그의 뛰어난 문학성에 대한 아쉬움 때문일 것이다. 그는 일제 강점기 동경으로 유학을 가서 일본인 아내 테라오 요시코를 만났다. 그의 문학적 열정과 운명을 함께할 여인을 만났다. 그들은 첫 만남에서부터 조선인과 일본인이라는 경계 없이 서로 호감을 느끼고 사랑을 하게 되었다. 요시코는 문학청년 박재성에게 문학적 지원과 지지를 보냈다. 광복 직전, 통영으로 돌아온 박재성은 통영문화 계몽에 힘쓰는 한편 교사로서 학생극 창작하는 등 지역 연극에 초석을 닦았다. .. 2021. 4. 15.
사이비2(간호윤 지음) 우리 사회의 양심을 묻다 우리 사회에서 사이비를 제외하고 나면 무엇이 남을까? 이 책은 휴헌섭필이라 하여 휴헌(休軒, 간호윤)이 쓴 섭필(涉筆, 잡문)이다. 휴헌이 말하는 글쓰기란 무엇일까? 이 책을 통해서 우리 사회가 얼마나 아파하고, 병들어 있는지를 쉬이 짐작할 수 있지 않을까 한다. 그래서 세상 사람들의 이야기와 휴헌의 생각이 이 책의 중심이다. 인간에게 어찌 세상 살아가는 나날살이가 주제가 아닐 수 있겠냐만, 지은이 간호윤에게는 특별하다. 세상이 온통 거짓과 사이비에 빠져 세상을 움직이고 있으니 말이다. 이 책을 통해 지은이는 “우리 사회에서 사이비를 제외하고 나면 무엇이 남을까?”라는 질문으로 세상을 통찰하고 있다. 지은이가 보는 세계와 만나보는 것도 재미있는 일이 될 것이므로, 감히 추천하는 .. 2020. 10. 20.
몽골에서 보낸 네 철(기행에세이, 사진에세이) 시인 박태일 님이 2006년 2월부터 2007년 1월까지 한 해에 걸쳐 몽골에 머물면서 겪었던 나들이 기록이다. 1부에서는 몽골에서의 일상을, 2~6부에서는 몽골의 서울 올랑바트르의 근교와 동서남북 먼 지역을 여행한 기록을, 7부에서는 1년간의 생활을 정리하는 글을 실었다.몽골에서 생활을 하면서 겪었던 에피소드는 물론 몽골의 각 지역을 여행하면서 보고 느낀 감상을 시인의 눈으로 쓴 글은 마치 한 편의 긴 산문시를 보는 것과 같은 감흥을 선사한다. 특히나 몽골의 사람과 자연을 꾸밈없이 드러낸 사진들을 보고 있노라면 어느새 몽골에 와 있다는 느낌이 듦과 동시에 몽골에 가게 되면 사진 속의 사람들이 손 흔들며 반겨줄 것만 같다.이제까지 몽골을 다룬 여행기나 정보서가 적지 않았지만, 그런 가운데서도 몽골의 사람.. 2020. 10. 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