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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서출판40

낮은 곳에서 부르는 희망가(김옥자 시집, 예서의시023) FOP(진행성골화섬유형성이상, 극희소질환)으로 인한 삶의 애환, 그리고 어머니의 희로애락, 벗과의 애틋한 사랑을 시로 노래하다 지은이는 극희소질환인 진행성골화섬유형성이상(FOP)을 앓고 있는 중증장애인이다. 지은이는 낮은 곳에서 가장 낮은 삶을 살아왔고, 스스로 몸을 가눌 수 없어서 침대에 누워 세상을 보고 글을 써왔다. 이 시집은 지은이 김옥자 님이 처음으로 누워서 희망을 노래한 시의 제목이다. 이 시집은 지은이의 열한 살 이후 삶을 배경으로 삼았다. 생에 처음 희망을 품었던 때를 시작으로, 고향을 떠나 낯선 타향에서의 고통・외로움・그리움을 담은 소녀의 노래이다. 장애와 FOP 질환으로 인한 삶의 애환, 그리고 어머니의 희로애락, 벗과의 애틋한 사랑이 작가의 오감을 통해 글로 태어났다. “시를 쓰고 싶.. 2023. 2. 14.
시의 첫 줄은 신들이 준다 제1권(강세환 산문집) 시를 향한 끝없는 사유와 열정 강세환 시인의 산문집 ≪시의 첫 줄은 신들이 준다≫ 제1권이 출간되었다. 이 산문집은 시를 향한 시인의 끝없는 사유와 열정의 결과물이다. 시인은 이 산문집이 ‘독자를 위한 것도 세상을 위한 것도 아닌 단지 시 쓰는 자, 즉 그 1인을 위한 보잘것없는 독백’에 불과하다고 했지만 그 발언과 사색의 스펙트럼은 생각보다 훨씬 넓고 크다. 왜냐하면 시인이 시에 대해 탐문하고 탐색하고 재정의하는 그 숙고의 여정은 2백자 원고지 기준 무려 1,100장에 고스란히 저장되어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또 280개의 소 단락 형식으로 구성된 마치 시적인 공안(公案)은 결국 시에 관한 기존의 ‘관습적 인식’으로부터 벗어나기 위한 사고의 과정이며 장정(長征)일 것이다. [ 책 속으로 ] 시의 정서와.. 2023. 1. 3.
이런 남자(정상열 시집) 산책자의 독백 “눈이 있어 남의 시 트집만 잡고 남의 얘기 듣지 않고 내 방식대로 살며 콧대만 한없이 높은 웃기는 남자입니다”(정상열, ) 사실 정상열 작가는 남의 시 잘 읽고, 남의 이야기 잘 들어주는 아주 따뜻한 남자다. 그리고 참 다정한 남자다. 이런 남자, 세상에 어디 있겠냐마는 시인은 눈이 있어 남의 시 트집만 잡고, 남의 이야기 듣지 않으며, 제 방식대로 산 콧대만 높은 아주 웃기는 남자라고 이야기한다. 이 시집은 정상열 작가가 유년 시절 느낀 아버지와 어머니의 삶, 그리고 아버지로서 자신의 삶을 노래하고 있다. 사람 사는 이야기가 글이고 노래고 그림인데, 주변에 글쓰기를 좋아하는 분들이 많이 있다. 글을 써놓고 망설이는 분들에게 작은 위로와 용기가 되었으면 한다. 그리고 사회의 약자나 자영업.. 2022. 11. 21.
물 속의 혀(예서의시021, 정명순 시집) 여성성의 본질을 아름답게 표현한 시집 내 생애 단 하나뿐인 첫사랑을 고백하다 이 시집은 ‘주제의 함축성’과 ‘단어와 단어들의 시적 표현 방식’, 그런 시어들의 조합으로 기교를 통해 ‘현대사회의 풍경’과 ‘소소한 사랑’, ‘아름다운 자연’을 노래하고 ‘여성성’을 표현하고자 한 정명순 작가의 첫 시집이다. 삶이란 태초부터 애절하게 태어나지 않았을까 1부에는 여성성과 모성의 생명체의 원초적인 내재적 본성이자 자연의 섭리인 여성성이 강하게 드러낸다. 에는 “겨우내 진통하다/이제 양수가 터진다”, 에서는 “그놈의 손 고쟁이 속으로/쓰으윽 펄럭거리다/하얀 꽃을 피우더라/그놈의 고쟁이 속에 발이 들락날락 하더니만/고쟁이는 침대 밑으로 꺼지고/그놈이 죽었다/그 속에 살고 있다”, 에는 “소금기와 비릿한 냄새/자궁 속의.. 2022. 9. 14.
외젠 포티에의 인터내셔널가 변주(이상규 시집) 이상규 시집 외젠 포티에의 인터내셔널가 변주 표현의 자유를 갖는 대신 가난을 선택한 한 시인의 추억이 담긴 고백 시집 는 시인 이상규 님(전 국립국어원장, 경북대 명예교수)의 여덟 번째 시집이다. 시인 이상규는 “음악성이 모두 사라지고 시적 보행도 사라진 설득하고 설명하려는 반시적 행위를 거침없이 벌이고 있다. 이게 지금의 나의 모습, 곧 ‘표현의 자유를 갖는 대신 가난을 선택한 사람, 시인’ 이상규의 모습이다”라고 마지막을 장식하며, 이 시대의 시인들에 이야기도 거침없이 드러낸다. 시인을 ‘똥 시(屎)’자 시인(屎人)으로 지적하며 다음과 같이 이야기한다. “시인은 아무나 하는 게 아니고 해서도 안 된다. 시인학교 3달 교육받고 자비 시집 한 권 묶어내면 문인입네, 모자 삐뚤게 쓰고 세상을 조롱하는 엉터.. 2022. 8. 25.
시보다 멀리(박세현 산문집) 시란 무엇인가 시라는 착각 박세현의 산문집 ≪시보다 멀리≫는 두 개의 부로 구성된다. 특히 2부의 인터뷰가 눈길을 끈다. 이 인터뷰는 시에 대한 시인의 생각을 대화형식으로 구성해놓은 글들의 모음이다. 시에 대한 충분한 생각을 펼쳐놓고 있다는 점에서 충분한 의미를 지닌다. 여러 권의 산문집을 납품한 박세현의 산문적 가치나 특성은 시에 대한 일관된 탐색에 있다. 시인의 산문은 시에 대한 평균적 앎을 의심하고 균열을 내는 데 집중된다. 시란 무엇인가. 시라는 착각. 시를 위해 차려진 제사상(祭祀床)이자 언어의 카니발인 산문집이 납품되었다. [ 책 속으로 ] “산문집 원고를 정리하고 나니 빗소리가 들린다. 유월의 초여름 밤비가 소리 내며 온다. 싱싱하다. 새벽 세 시 사십오 분이다. 삶이 그렇듯이 글이라는 게 .. 2022. 8. 18.
사막과 희망의 오아시스(신영일 지음, 세상과소통하는지혜004) ‘가슴에 피어오르는 희망의 꽃’을 주제로 희망을 이야기하다 “나의 비장의 무기는 아직 손 안에 있다. 그것은 바로 희망이다.”(나폴레옹) 나폴레옹은 많은 전투들을 치르면서 왠지 모를 두려움과도 싸웠을 것이다. 하지만 그는 자신을 믿었다. 나폴레옹은 수많은 군사 전략과 함께 또 다른 비장의 무기로 희망을 선택했다. 1장에서는 ‘희망이 숨어 있다’라는 주제로 희망을 이야기한다. 남아프리카공화국의 항구 도시 ‘더반(Durban)’에는 희망봉이 있다. 희망봉이 왜 더반에 있을까? 남아프리카공화국은 아프리카 대륙의 가장 밑단에 위치해 있다. 왼쪽에는 대서양이 있고 오른쪽에는 인도양이 있다. 범선을 타고 인도양 바다를 건너 대서양으로 가려면 보통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지도를 보면 알 수 있듯이 더반은 남아프리카공.. 2022. 7. 29.
객석(양정숙 소설집) 가볍게 읽고 스트레스를 날려 버릴 수 있는, 말 그대로 자잘한 이야기책 현대는 경쟁사회다. 크든 작든 우리는 스트레스를 안고 살아간다. 머리를 식힌다며 휴일이면 밖으로 나가는 사람이 많다. 막힌 도로에 복잡하게 얽힌 일들, 이 또한 스트레스가 아닐 수 없다. 휴일이면 집에서 가벼운 책 한 권 읽는 것도 휴식이 아닐까? 이 책은 “현대사회에 고민하고 힘들어하는 많은 일들을 잊고 잠깐 동안이라도 휴식의 시간이 되었으면 한다”고 밝히고 있는 양정숙 작가의 소설집이다. 예를 들면, 소설 을 읽어 보면, “예전에는 이런 일도 있었대. 얼마나 억울하고 힘들었을까? 참 우리는 복 받은 사람들이야. 억울하면 법에 호소할 수도 있고, 여자로 태어났어도 차별 받지 않고 살 수 있는 세상에 태어나서 얼마나 감사한 일이야.”.. 2022. 6. 28.
가까운 듯 먼 길(최경숙 시집, 예서의시020) 세상사 끝자락에 시인이 서 있다 ≪가까운 듯 먼 길≫은 ≪길 안에서 길을 묻다≫에 이어지는 최경숙 시인의 두 번째 시집이다. 시집은 4부로 구성되었고, 70여 편의 시를 담고 있다. 최경숙 시인의 시는 일상 속에서 겪게 되는 이런저런 세속적 느낌을 맑고 투명한 문장으로 구성한다는 특징을 보여준다. 동시에 문단적 시류에 오염되지 않은 자기만의 언어를 세공하고 있다는 문학적 자부심도 도드라진다. 시집을 펼치면 누구나 쉽게 접할 수 있는 공감 속으로 스며들 수 있으며, 최경숙만의 깔끔한 언어와 시적 리듬을 만나게 될 것이다. [ 책 속으로 ] 오르막도 없고 내리막도 없는 하늘의 경계마저 허물어 버린 그래서 더 아득해 보이는 초원 밤하늘 별들이 쏟아져 풀꽃이 되는 곳 지나던 바람도 나처럼 이렇게 잠시 쉬어 가는.. 2022. 5. 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