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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서출판

거미는 홀로 노래한다(박세현 산문, 세상과소통하는지혜 001, 예서 발행)

by 양정섭 2023. 7. 25.

스타카토식 발언들, 그리고 시에 대한 파편들
‘거미는 홀로 노래한다’(박세현 산문집, 2020.05.15, 예서 발행)

이 책은 2015년에 출판한 저자의 ≪시인의 잡담≫과 성격상 짝을 이룬다. 일관되게 시에 관한 담론을 펼친다는 점이 그렇고, 산문다운 형태를 일그러뜨리고 있다는 점에서 그러하다. 그런 점으로 미루어 이 산문집은 장르 표지가 산문집이지만 일견 혼란스러운 외형을 가지고 있다. 스타카토식 발언들, 시의 파편들, 짧은 단락들, 자작 인터뷰들, 레제 시나리오 등이 뒤섞여 있다. 이종격투기 같은 글쓰기라고 하겠다. 이 책은 시인이 자기 시를 바라보는 관점 속에서만 온당함을 획득하는 독특한 소프트 웨어다. 시인이라면 누구나 겪을 수밖에 없고, 누구나 할 수 있는 말을 저자는 차분하게, 충분하게, 솔직하게, 까칠하게 뱉어낸다. 그런 점에서 이 책은 시에 관한 당대적 문제이면서 시의 보편성에 대한 파편적인 피력이다.


[ 출판사 서평 ]

이 책에는 라캉의 정신분석학, 재즈, 홍상수와 장률의 영화, 부카우스키로 표기되는 문학적 야심, 이강 시인에 대한 생각들이 끊임없이 과잉 반복되고 있다. 저자의 생각을 붙잡고 있는 보이지 않는 손들이다. 저자가 드러내고자 하는 생각의 실체는 좋은 시가 있는 것이 아니라 좋은 시가 있다는 환상이다. 환상은 없는 것에 대한 우리 모두의 합의점이라는 것. 이 산문집의 미덕은 시와 세상을 향한 변방적 사유에 있다. 비체적이고 비공식적이고 비이론적이다. 이런 생각은 시인 자신이 주류적 세계에 포함되지 않았다는 자연스러운 선언이자 동시에 주류적 사고를 넘어서고자 하는 열망이 열망의 형식으로 표출된 하나의 본보기로 읽힌다. 
이 산문들은 누구를 위한 글이라기보다 저자 자신에게 되돌아가는 글이다. 그래서 때로는 진지하고 때로는 우습고 때로는 냉소적이고 때로는 자기 고백적이다. 이 모든 문자행위는 시를 애정하는 독자들을 파고들 것이다. 잘 쓴 산문집이 아니라 읽는 이들의 속을 시끄럽게 할 요소가 다분한 책이다. 이 책의 독서는 그러므로 책을 덮으면서 시작될 것이다.


[ 목차 ]

두 통의 편지

당신밖에 없습니다

시인의 사생활

빗소리듣기모임 임시 총회

목포행 완행열차

새벽 2시에 텔레비전을 보고 있을 당신에게

오늘의 타임라인

시를 믿으시나요?

두 개의 부록
  □근황
  □이 책의 배경 음악들


[ 지은이 ] 박세현

1953년 강릉 출생
시집 11권, 산문집 6권 인쇄 
빗소리듣기모임 준회원


[도서명] 거미는 홀로 노래한다
[지은이] 박세현
[펴낸곳] 예서
국판 변형(140×210) / 332쪽 / 값 15,000원
발행일 2020년 05월 15일
ISBN 979-11-968508-1-4 03810
분야: 인문>문학>에세이(수필)

 

<거미는 홀로 노래한다>(박세현 산문집, 세상과소통하는지혜001, 예서 발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