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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37

아침 일곱 시에 쓴 시도 있어요(강세환 시집) 결국 그들은 그곳에 있었고, 시인도 그곳에 있었다 비로소 해방이고 자유라고 생각한다 강세환 시인의 열한 번째 시집 ≪아침 일곱 시에 쓴 시도 있어요≫가 출간되었다. 이번 시집은 시를 향한 시인의 성실한 열정과 시인의 시선이 머문 인물들을 곳곳에서 마주칠 수 있다. 특히 시적인 인간에 대한 시인의 지속적인 관심을 여전히 엿볼 수 있다. 시인의 이런 시선과 역량 덕분에 독자도 한번쯤 시와 삶을 뒤돌아보게 된다. 이 시집에는 , , , , 등 77편의 시와, 2백자 원고지 90매 분량의 작가 인터뷰가 책머리에 수록되어 있다. [ 출판사 서평 ] 이른바 리얼리즘 문학관의 또 다른 측면이 인간 혹은 인간적인 것이라면 이 시집은 그 리얼리즘의 한 축을 감당하고 있을 것이다. 왜냐하면 이 시집을 펼쳐보면 처음부터 끝.. 2022. 10. 31.
가설들(유네스코 문학창의도시 부천 2022년 ‘시민작가교실’ 소설집) 소설가가 되기 위한 6개월의 비행, 부천시립상동도서관 시민작가교실 소설집 발간 봄이 가을에게 책 한 권을 건네다 부천시가 주관한 (2022년 4월 5일 꽃봉오리가 한창 올라올 무렵 시작하여 9월 13일 가을에 종강한) 프로그램은 매주 화요일 10시부터 12시까지 2시간씩, 24주를 만나 소설 이론과 창작 마당을 열었다. 소설가가 되기 위한 6개월의 비행이었다. 부천시립상동도서관 를 종강하고 작품성 있는 훌륭한 작품들을 골라(9명, 14작품) 소설집 ≪가설들≫로 출간한다. 수강생들을 지도한 간호윤 교수(고전독작가)는 이 책을 발간하며 이렇게 말한다. “소설의 정의가 어디 있는가? 우리네 삶에서 소설이 나왔으니, 우리네 이야기 중 남을 만한 것을 쓰면 소설이 된다. 나는 그렇게 소설에 대한 이야기를 하였을 .. 2022. 10. 21.
징후와 잉여(작기와비평 04, 이재훈 평론집) 시에 대한 생각과 시인 읽기와 시집 읽기 이 책의 제목은 ‘징후와 잉여’이다. 현대시를 일별하면서 체감한 시에 대한 사유를 모았다. 시에 대한 생각과 시인 읽기와 시집 읽기가 이 책의 내용이다. 이를 통해 현대시의 징후의 끝자락을 엿보는 작업이 되리라는 희망을 가져본다. 제1부는 다양한 주제로 현대시를 읽은 평론을 모았다. 신화적 상상력은 오랫동안 관심을 가지고 있으며 현재에도 공부 중에 있는 주제이다. 현대시의 징후와 담론에 대한 생각, 현대시가 가진 잠재성에 대한 생각, 시에 드러난 시간에 대한 생각을 풀어 놓은 평론들을 소개한다. 시운동 동인은 필자가 습작 시절부터 지금까지 애독하는 시인들이며 동인지를 분석하면서 이들의 청춘을 엿본 것 같은 마음에 오랫동안 달떴다. 오랫동안 문학 매체의 편집자로 일.. 2022. 10. 21.
신승박 시 전집(지역문학총서31, 한경희 엮음) 전통적인 서정과 율격을 갖춘 신승박 시인, 그가 살았던 스물아홉 해 동안의 창작 작품을 한 권의 시집으로 펴내 신승박(1944~1973) 시인은 안동 출생으로 고등학교 재학 시절 시집 ≪별밤에≫(1961)를 출간했다. 당시 안동에는 등단한 기성 시인이 거의 없었으며 시집을 출판한 사람도 찾아보기 어려웠다. 안동에서는 전후 생존 문제로 황폐한 상태라 시를 논할 문화적인 분위기가 아니었다. 이런 황폐한 시대를 건너던 사춘기 시절 신승박은 사람들의 고통과 빈곤을 중층적으로 시에 담았다. 첫 시집을 보면 인생을 아주 오래 살아서 한이 몸에 밴 어른 화자가 등장하지만 그런 시를 썼던 시인은 당시 십대 후반의 소년이었다. 가난하고 어려운 시절일수록 아이들은 철이 일찍 든다. 소년 신승박은 스스로 철이 들어 이미 어.. 2022. 9. 2.
아주 사적인 시(박세현 시집) 시는 잠시 시인 척 할 뿐 ≪아주 사적인 시≫는 박세현의 14번째 시집이다. 259편의 시가 아홉 개의 파트로 분절되었고, 앞에는 긴 작가 인터뷰가 수록되었다. 자기 시의 동어반복적 지속 그리고 자기 시를 표절하는 방식은 이번 시집에도 시전되는 박세현 특유의 필기 방법이다. 시는 읽는 장르가 아니라 쓰는 장르라는 자기 입증에 충실하면서, 시인은 짐짓 시란 무엇인가를 캐묻지만 그건 단지 언어라는 픽션을 겨냥한 헛시늉이다. 시는 잠시 시인 척 할 뿐이라는 언어관을 횡단하는 시쓰기의 한 전형을 보여주는 시집의 납품이다. [ 책 속으로 ] “나는 해당화 시든 바닷가 오두막 클레멘타인 부인 옆집에 세들어 살고 있소 아비는 고기 잡으러 가서 영영 돌아오지 않고 집세가 밀린 클레멘타인만 혼자 늙고 있지요 맑은 날은 .. 2022. 8. 18.
천 번의 로그인: 글쓰기 공동체를 꿈꾸는 열네 명의 100일 글쓰기 에 이은 글쓰기 공동체를 꿈꾸는 열네 명의 100일 글쓰기 100일 동안 하루도 쉬지 않고 글을 쓰고 로그인하다 ≪천 번의 로그인≫은 글쓰기 공동체를 꿈꾸는 열네 명의 100일 글쓰기 모음집이다. ≪오백 번의 로그인≫ 후속편이기도 한 이 책은 ‘100일 동안 하루도 쉬지 않고 글을 쓴다’는 생각으로 2017년부터 시작한 열 시즌의 100일 글쓰기 공동체 모임 중 2019년 이후 다섯 시즌 동안 함께 나눈 대표작 136편의 글이 수록되어 있다. 100일 글쓰기 공동체는 매일 자신의 일상과 사유를 담은 글을 타인과 공유해 봄으로써 글쓰기의 근력도 기르고, 글쓰기가 주는 치유적 효과를 나눠보자는 취지에서 시작되었다. 100일 글쓰기 공동체에 참여한 이들은 인터넷 카페를 통해 100일 동안 자신의 삶에 대한 성.. 2022. 4. 18.
박카이: 박코스 축제의 여인들 페미니즘 문학과 철학을 연구하는 원전 그리스 비극 이 책 ≪박카이: 박코스 축제의 여인들≫은 디오뉘소스 신화를 여성주의 관점에서 극화한 그리스 3대 비극작가 에우리피데스의 작품으로, 종교철학적 문제를 토대로 여성/남성, 신/인간, 종교/이성, 야만/문명 등에 대한 원초적 담론을 제기하고 있다. 이 책의 작가인 에우리피데스의 작품 ≪메데이아≫와 함께 현대 페미니즘 문학과 철학을 연구하는 주요한 토대로 읽혀지는 원천 텍스트이다. 원전과 번역 그리고 해설에 이르기까지… 페미니즘의 핵심 논쟁을 잉태하며, 아이스퀼로스의 ≪아가멤논≫을 필두로, ≪메데이아≫ 등과 함께 현대 페미니즘 문학과 철학의 원형을 제시하는 주요 작품인데도, 그 중요성이 크게 부각되지 않은 점은 번역의 열등함에서 출발한다고 볼 수 있다. 언어학.. 2022. 3. 2.
낯선 시간 길들이기(윤정용 평론집, 작가와비평03) 책, 영화, 음악, 미술, 연극 등 인문학 전반을 아우르는 문화 평론집 “코로나는 ‘일상적 삶의 붕괴’와 ‘사회적 유대 관계의 균열’을 가져왔다. 그런데 역설적으로 코로나는 우리의 일상적 삶과 사회적 유대의 중요성을 깨닫게 한다. 일상적 삶은 미적인 경험을 통해 구성되고 지속되며, 사회적 유대를 통해서야 인간은 서로를 이해할 수 있다. 여전히 코로나라는 낯선 시간 속에서 예술이 그 균열된 사회적 유대를 다시 이어주는 다리가 되기를 희망한다. 지금은 분리된 예술과 사회의 통합이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하고 절박한 순간이다.” 거의 2년 가까이 코로나19를 경험하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코로나19는 여전히 낯선 시간으로 다가온다. 이 낯선 시간에 길들여지기보다는 낯선 시간을 길들여야 한다는 생각으로 이 책의 제목.. 2022. 1. 3.
갈 데까지 가보는 것(박세현 시집) 시인 박세현의 열세 번째 공식적인 시집 이 시집에는 300여 편의 시가 수록되었다. 보통 시집의 경우 70~80편으로 구성되는데, 이 책은 평균을 훨씬 초과한 분량이다. 독자들은 어떻게 생각할지 궁금하다. ‘너무 아픈 사랑은 사랑이 아니듯이’ 너무 시 같은 시도 시와는 상관없다는 생각으로 쓰여진 박세현의 시는 익숙해서 오히려 생소하다. 시를 읽는 일에 지친 독자들에게 시를 쓰고 싶게 만드는 욕망을 불러오도록 부추기는 시집이다. [ 책 속으로 ] 남애 내가 좋아하지만 내 것은 아닌 동해안의 작은 항구 남애 잘 늘 있겠지 파도는 모르는 가슴에서 잠들 것이고 항구 가까이 떠있는 고깃배는 거친 사랑으로 일렁이겠지 남애가 서핑 장소로 변했다면서 막말을 섞으며 서운해하는 후배의 구석진 순심을 귓등으로 흘린다 애끼는.. 2021. 11. 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