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장 속에서 엇박자로 출렁대는 산문집
≪필멸하는 인간의 덧없는 방식으로≫는 시인 박세현의 산문집이다.
목차가 없는 일기체로 쓰여진 산문이다.
고백적이면서 시적이고, 자유로우면서 도발적이다.
시와는 다른 싱싱함과 활달함이
문장 속에서 엇박자로 출렁대는 산문집이다.
지갑을 열고 책을 펼치면 후회하지 않을 것이다.
[ 책 속으로 ]
훗날 누군가 나의 전기를 쓰게 될 것이다.
나는 그런 날을 대비해, 전기 작가를 속이기 위해 오늘을 산다.
시를 쓰고, 산문을 쓰고, 산문소설도 쓴다. 전기 작가는 전기 집필을 위해 자료조사를 할 것이고, 나와 상관 있다고 판단되는 지인들의 의견을 수집할 것이다. 전기 작가는 몇 가지 난점을 자기 식으로 해석하고 봉합할지도 모른다. 우선은 별 도움이 안 될 것이 뻔한 지인들의 인터뷰다. 작가는 지인들이 뱉어내는 나에 관한 상투적인 회고의 무가치성을 꿰뚫어 볼 것이다. 선생님의 말씀이 시인의 삶을 재구성하는데 큰 참고가 될 것입니다. 그렇게 말하고 전기 작가는 지인들의 인터뷰 녹음 파일을 미련 없이 지울 것이다. 그는 대개의 인터뷰가 헛일임을 금방 깨우친 것이다. 여러 과정을 우회하면서 전기 작가는 내가 쓴 텍스트로 돌아오게 될 것이다. 그가 만나는 것은 나에 대한 팩트가 아니라 픽션이 될 것이다. 그러나 나는 결국 한 편의 수수께끼로 남을 것이 확실하다. 전기작가가 구성한 수수께기야말로 나에 대한 임팩트가 될 것이다. (22쪽)
[ 출판사 서평 ]
≪필멸하는 인간의 덧없는 방식으로≫의 책장을 넘기며
삶과 연결된 위안이나 성찰을 찾으려는 기대는 헛수고가 되기 쉽다.
박세현이 산문집을 반복적으로 또는 습관적으로
인쇄하는 것은 자기 사유의 비문학적 잡음을
걷어내려는 언어적 몸짓의 한 형태다.
‘속아도 꿈결, 속여도 꿈결’이라는 이상의 말은
박세현에게서 ‘속아도 꿈결 안 속으면 더 꿈결’이라는 생각으로
꿈결처럼 전환되면서 산문 전체에 녹아 스며든다.
실재이자 환상이면서, 아무도 표나게 이것이
현실이라고 말하지 않는 현실을 시인은 지금
독자들 앞에서 열심히 달아나는 중이다.
박세현의 산문의 특징이자 매력이다
이 책의 다른 이름은 ‘변방 일기’다.
시인이 설정한 변방은 한 줄의 시이거나
없는 시의 자리라는 점에서 변방이며 누군가 언젠가는
도달해야 할 중심이다. 이런 까닭에 시인은 본의 아니게
순수하거나 불가피하게 독립적 존재로 남는다.
한 줄의 짧은 문장처럼.
필멸하는 인간의 덧없는 방식으로!
[ 지은이 박세현 ]
1983년 ≪문예중앙≫ 신인문학상을 수상하며 시를 발표하기 시작했다. 시집 ≪꿈꾸지 않는 자의 행복≫≪오늘 문득 나를 바꾸고 싶다≫≪길찾기≫≪정선 아리랑≫≪치악산≫≪사경을 헤매다≫≪본의 아니게≫≪헌정≫≪저기 한 사람≫≪아무것도 아닌 남자≫≪여긴 어딥니까?≫≪나는 가끔 혼자 웃는다≫≪갈 데까지 가보는 것≫, 산문집 ≪설렘≫≪시인의 잡담≫≪시만 모르는 것≫≪오는 비는 올지라도≫≪시를 쓰는 일≫≪거미는 홀로 노래한다≫≪거북이목을 한 사람들이 바다로 나가는 아침≫, 산문소설 ≪페루에 가실래요?≫ 등을 인쇄했다. 빗소리듣기모임 준회원.
[도서명] 필멸하는 인간의 덧없는 방식으로
[지은이] 박세현
[펴낸곳] 예서
46판(128×188) / 256쪽 / 값 13,000원
발행일 2021년 11월 15일
ISBN 979-11-91938-02-9 03810
분야: 문학>수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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