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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서출판

필멸하는 인간의 덧없는 방식으로(박세현 산문집)

by 양정섭 2021. 11. 10.

문장 속에서 엇박자로 출렁대는 산문집

≪필멸하는 인간의 덧없는 방식으로≫는 시인 박세현의 산문집이다.
목차가 없는 일기체로 쓰여진 산문이다.
고백적이면서 시적이고, 자유로우면서 도발적이다.
시와는 다른 싱싱함과 활달함이 
문장 속에서 엇박자로 출렁대는 산문집이다.
지갑을 열고 책을 펼치면 후회하지 않을 것이다.

 

필멸하는 인간의 덧없는 방식으로(박세현 산문집, 예서 발행)



[ 책 속으로 ]

훗날 누군가 나의 전기를 쓰게 될 것이다.
나는 그런 날을 대비해, 전기 작가를 속이기 위해 오늘을 산다. 
시를 쓰고, 산문을 쓰고, 산문소설도 쓴다. 전기 작가는 전기 집필을 위해 자료조사를 할 것이고, 나와 상관 있다고 판단되는 지인들의 의견을 수집할 것이다. 전기 작가는 몇 가지 난점을 자기 식으로 해석하고 봉합할지도 모른다. 우선은 별 도움이 안 될 것이 뻔한 지인들의 인터뷰다. 작가는 지인들이 뱉어내는 나에 관한 상투적인 회고의 무가치성을 꿰뚫어 볼 것이다. 선생님의 말씀이 시인의 삶을 재구성하는데 큰 참고가 될 것입니다. 그렇게 말하고 전기 작가는 지인들의 인터뷰 녹음 파일을 미련 없이 지울 것이다. 그는 대개의 인터뷰가 헛일임을 금방 깨우친 것이다. 여러 과정을 우회하면서 전기 작가는 내가 쓴 텍스트로 돌아오게 될 것이다. 그가 만나는 것은 나에 대한 팩트가 아니라 픽션이 될 것이다. 그러나 나는 결국 한 편의 수수께끼로 남을 것이 확실하다. 전기작가가 구성한 수수께기야말로 나에 대한 임팩트가 될 것이다. (22쪽)


[ 출판사 서평 ]

≪필멸하는 인간의 덧없는 방식으로≫의 책장을 넘기며
삶과 연결된 위안이나 성찰을 찾으려는 기대는 헛수고가 되기 쉽다.
박세현이 산문집을 반복적으로 또는 습관적으로
인쇄하는 것은 자기 사유의 비문학적 잡음을
걷어내려는 언어적 몸짓의 한 형태다.
‘속아도 꿈결, 속여도 꿈결’이라는 이상의 말은
박세현에게서 ‘속아도 꿈결 안 속으면 더 꿈결’이라는 생각으로
꿈결처럼 전환되면서 산문 전체에 녹아 스며든다.
실재이자 환상이면서, 아무도 표나게 이것이
현실이라고 말하지 않는 현실을 시인은 지금
독자들 앞에서 열심히 달아나는 중이다.
박세현의 산문의 특징이자 매력이다
이 책의 다른 이름은 ‘변방 일기’다.
시인이 설정한 변방은 한 줄의 시이거나
없는 시의 자리라는 점에서 변방이며 누군가 언젠가는
도달해야 할 중심이다. 이런 까닭에 시인은 본의 아니게
순수하거나 불가피하게 독립적 존재로 남는다.
한 줄의 짧은 문장처럼.
필멸하는 인간의 덧없는 방식으로!


[ 지은이 박세현 ]

1983년 ≪문예중앙≫ 신인문학상을 수상하며 시를 발표하기 시작했다. 시집 ≪꿈꾸지 않는 자의 행복≫≪오늘 문득 나를 바꾸고 싶다≫≪길찾기≫≪정선 아리랑≫≪치악산≫≪사경을 헤매다≫≪본의 아니게≫≪헌정≫≪저기 한 사람≫≪아무것도 아닌 남자≫≪여긴 어딥니까?≫≪나는 가끔 혼자 웃는다≫≪갈 데까지 가보는 것≫, 산문집 ≪설렘≫≪시인의 잡담≫≪시만 모르는 것≫≪오는 비는 올지라도≫≪시를 쓰는 일≫≪거미는 홀로 노래한다≫≪거북이목을 한 사람들이 바다로 나가는 아침≫, 산문소설 ≪페루에 가실래요?≫ 등을 인쇄했다. 빗소리듣기모임 준회원.


[도서명] 필멸하는 인간의 덧없는 방식으로
[지은이] 박세현
[펴낸곳] 예서
46판(128×188) / 256쪽 / 값 13,000원
발행일 2021년 11월 15일
ISBN 979-11-91938-02-9 03810
분야: 문학>수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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