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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서출판

김종삼을 생각하다(강세환 시집, 예서 발행)

by 양정섭 2021. 11. 10.

김종삼 시인을 위한 헌정 시집

강세환 시인의 열 번째 시집 ≪김종삼을 생각하다≫가 ‘예서의시 19’로 출간되었다. 이 시집은 처음부터 끝까지 ‘김종삼과 김종삼 생각과 김종삼과 관련된 시’로 도배하였다. 제1부 12편의 신작시는 물론이거니와 제2부, 제3부 14편도 그동안 저자의 여러 시집에 수록된 시들로 역시 ‘김종삼과 김종삼 풍경’일 뿐이다. 그리고 또 김종삼과 관련된 기성시인들의 작품을 찾아 읽으며 김종삼과 한국 시와 시인들의 삶에 대한 단상(斷想)을 꼼꼼하게 옮겨놓은 시인의 산문도 실려 있어 시의 맛과 산문의 맛을 동시에 맛볼 수 있다. 특히 ‘김종삼 생각’으로 일관된 산문에서는 시인 특유의 섬세한 감수성과 통찰력을 곳곳에서 대면할 수 있을 것이다. 올해 김종삼 탄생 100주년을 맞이하여 출간된 이 헌정 시집은 소박하게나마 김종삼에 관한 한 또 하나의 기념비적인 기록물이 될 것이다.

 

김종삼을 생각하다(강세환 시집, 예서 발행)



[ 차례 ]

김종삼을 위하여

제1부
김종삼 소식
김종삼 이후
그를 애도할 시인은 누굴까
시인은 언제 중퇴하고 언제 퇴사하고 언제 죽어야 하나?―김종삼
육필 메모
면벽 134―김종삼
큰 눈 내리던 날에
종삼
시인의 뒷모습
그대 먼 곳에―김종삼
김종삼 묘소에 관한 묵상

제2부
김종삼 풍경
김종삼을 생각하다
김종삼
어떤 육성―황동규 선생의 시 낭독회에 가서
내 시는 나를 알고 있을까
시 한 줄―소흘읍 고모리 김종삼 시비 근황
김종삼 시인학교
그렇다는 것
김종삼문학상 시상식에 참석한 김영태(金榮泰) 씨

제3부
문학사의 한순간 2
쓸데없는 짓
황홀한 들녘―광릉 수목원 김종삼 시비
한국현대문학통사(痛史) 5
시인학교

[ 산문 혹은 김종삼 생각 ] 어느 무(無)시민주의자를 위하여


[ 책 속으로 ]

문학사의 한순간 2

몇 줄 끄적거리다 만 딸애의 이력서를 들고
문단 후배 일하던 출판사에 들러
겨우 꺼내놓고 돌아서던
시인 김종삼
어느 반듯한 곳엔 쉽게 꺼내놓지도 못하고
고작 후배 앞에다 내놓고
더 말을 잇지도 못하고
무겁게 무겁게 되돌아서던
시인 김종삼

되돌아서서 걷던 길에
어쩌자고 고(故) 김수영을 또 생각하였고
김소월을 생각하였을까
그런 날은 어디 가서 봄비에 실컷 두들겨 맞거나
레바논 골짜기 같은 데
한 사나흘 꼼짝없이 처박혀 있거나
시를 썼다 지우고
시를 썼다 또 지우거나


[ 출판사 서평 ]

이 시집은 오직 ‘김종삼과 김종삼 생각과 김종삼에 관한 시’들의 조촐한 향연(饗宴)이라고 할 수 있다. 향연이라고 했지만 거창하지도 않고 화려하지도 않다. 한참 눈여겨보아도 잔칫집이 어딘지 알 수가 없을 정도다. 막상 잔칫집에 발을 들여놓아도 김종삼도 없고 김종삼 시도 없고 김종삼만 기억하는 시인들의 시만 한쪽 구석에 모여 있을 뿐이다. 잠깐 김종삼에 관한 기성시인들의 ‘비밀’ 같은 시들을 발굴하여 산문 속이지만 한곳에 모아놓은 시집이 또 있었을까? 또 어느 오래된 한 선배 시인을 위해 어느 한 후배 시인이 이렇게 오랫동안 일관된 태도를 유지한 경우가 또 있었을까? 그 일관된 태도야말로 이 시집의 기획 의도이며 배경일 것이다. 그리고 200자 원고지 기준으로 224장에 이르는 꽤 많은 분량의 산문도 이 시집에서 빼놓을 수 없는 미덕일 것이다. 이 시집은 오래된 어떤 사료(史料)와 같고 오랫동안 숙성된 어떤 음식과도 같을 것이다. 이제 이 ‘헌정 시집’을 세상에 내놓으면 김종삼의 육성 메시지처럼 ‘살아가다 불쾌하거나 노여움을 느끼는’ 독자를 만나기를 바랄 뿐이다. 또 ‘선량하고 가난한’ 독자들 곁에서 잠시 말벗이라도 되길 바랄 뿐이다. 끝으로 저자든 출판사든 나름 김종삼을 위해 애쓴 것은 맞겠지만 김종삼은 ‘뭘 이렇게 소란을 피우냐’고 핀잔을 줄 것 같다. 그냥 또 따분하다고 할 것 같다. 그러면 누군가 옆에서 핑계 삼아 한 마디 거들어 줄 것도 같다. 요새는 시가 그렇게 고상하지도 않고 무엇보다 시인들의 주량도 예전 같지 않다고 할 것만 같다.


[ 지은이 강세환 ]

시인
1956년 강원도 주문진에서 태어났다. 1988년 ≪창작과비평≫ 겨울호 시 <개척교회> 등 6편 발표하면서 작품 활동 시작하였다. 시집 ≪시가 되는 순간≫ ≪시인은 무엇으로 사는가≫ ≪면벽≫ ≪우연히 지나가는 것≫ ≪앞마당에 그가 머물다 갔다≫ ≪벚꽃의 침묵≫ ≪상계동 11월 은행나무≫ ≪바닷가 사람들≫ ≪월동추≫ 등과 에세이집 ≪대한민국 주식회사≫를 상재하였다. 노원도봉 ‘북토크’ 시민모임 준비위에서 기획 등을 총괄하고 있다.
(E-mail: kshpoet@hanmail.net)


[도서명] 김종삼을 생각하다
[지은이] 강세환
[펴낸곳] 예서
변형 국판(128×210) / 122쪽 / 값 10,000원
발행일 2021년 11월 10일
ISBN 979-11-91938-01-2 03810
분야: 문학>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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