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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시

날씨와 건강__박세현의 시

by 양정섭 2024. 12. 31.

시집의 제목은 제비뽑기로 결정했는데 
이 방식도 나쁘지 않았다.
어떤 의미에서는


[ 시인의 말 ]

그에게 시는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이다. 꾸다 만 꿈, 헛꿈, 착각, 웃음 끝에 매달린 울음, 아직 안 주무셨어요? 이런 물음들. 밑 빠진 독에 물붓기, 무단횡단, 틀리게 말하기, 선상반란, 언어가 수습하지 못한 공터, 내란음모, 먼저 가보겠다며 일어선 누군가의 빈 자리, 꿈과 현실의 이음새, 영혼의 노숙, 수유천의 물소리, 그러나 시는 무모하다. 그래서 그는 쓴다. 앞차와의 간격을 조절하기 위해 서행하는 전철 기관사의 운행방식을 참고하면서 쓴다. 그가 쓰지 않아도 다른 시인들이 시를 팡팡 써내면서 시단이 풍성하게 굴러갈 것이 걱정되어 그는 (농담처럼) 쓰기를 멈추지 못한다. 독자가 바야흐로 시인을 위로하는 시대가 된 것. 그러나-그래서 그는 박세현처럼 쓴다.


날씨와 건강(박세현의 시, 경진출판 발행)


[ 책 속으로 ]

<문학교수에게>

내 시집 속엔 늘 꼭
어불성설의 바보 같은 시가
한 편씩 들어간다
내 방식의 독자 서비스다
시집값이 아깝지 않다면서
내 시 읽는 보람쯤으로 여기고
개인적으로 웃어버리면 될 일인데
시가 왜 이러냐고 왜 저러냐고
이론적으로 캐묻는 사람도 있다
자신을 개정판 시론의 저자라고
소개하는 다소 싱거운 
문학교수에게


[ 차례 ]

[ 영업 중 ]
계속/ 문학교수에게/ 광화문 나가며/ 웃음 반 울음 반/ 강릉에서 12월/ 어느 외계인의 오후/ 4년 전/ 거지 같은/ 외롭게 삽시다/ 모월 모일/ 다음에 말하겠다/ 서울의 끝/ 내리면서 녹는 눈송이 같은
이 밤/ 2023년 12월 31일

[ 오늘의 영어 한 마디 ]
오늘의 영어 한 마디/ 그대는 몰라/ 시집 앞의 生/ 불가피한 나의 꿈/ 우리 다시 만나는 날/ 종로를 걸어간다/ 단 한 사람이라도/ 내일은 전국에 비/ 겨울밤에 쓰는 편지/ 어느덧 비/ 나의 하루/ 오리무중 1번지

[ 쓰지 않은 시를 위한 공백 ]

[ 백퍼센트 가을 ]
좋은 시/ 낮비/ 늙은 아들아/ 날씨와 건강/ 커피나 마셔야겠다/ 새아침의 클래식/ 오전 일곱 시/ 백퍼센트 가을/ 모른 척 지나가도 되겠지만/ 저물 무렵/ 어서 달아나자/ 그것도 시/ 나를 위한 기다림

[ 무코리타의 시간 ]
무제/ 홈리스/ 삶이 아니라 삶의 형식/ 한 잔 합시다/ 서푼짜리 시/ 다음 생각/ 내가 무슨 스타강사도 아니고/ 무코리타의 시간/ 이제 우리 헤어지자/ 오래 전 일입니다/ 나는 쓴다

[ 뒷글 ]
사적인 다큐멘터리
저서 목록


[ 지은이 박세현 ]

박세현, 1953년생.
서울의 한 아파트에서 상주작가로 있다.

 


[도서명] 날씨와 건강
[지은이] 박세현
[펴낸곳] 경진출판
변형 국판(120×205) / 120쪽 / 값 12,000원
발행일 2024년 12월 25일
ISBN 979-11-93985-43-4 03810
분야: 문학 >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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