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세현 시집
시를 소진시키려는 우아하고 감상적인 시도
이 시집은 시낭독공연의 형식을 가장하고 있다.
가상의 독자와 시인이 같은 장소에서 맞닥뜨리는 상황을
짐짓 리얼하게 연기하는 편집상의 설정이다.
시집이 시의 주거형식이라면 그것의 구조를 재구성하는
이와 같은 작업은 금시초문이지만 나름 색다른 풍문이다.
시 혹은 시의 근사치를 탕진시키려는 시도는
무모하거나 우아하지만 언제나 외로운 선택이다.
이 시집은 순간순간 위조되고 갱신되는
시에 대한 고정된 관념과 새로운 문학이라는
평균적 합의에 섞이지 않으려는
욕망의 고독한 응축으로 읽힌다.
[ 책 속으로 ]
시인: (객석 쪽으로 한 발 다가서며)
오늘 제 시집 ‘시를 소진시키려는
우아하고 감상적인 시도‘의 쇼케이스이자
낭독공연에 오신 분들께 잔잔하게 감사드립니다.
이런 소소한 퍼포먼스를 연출하려는 것은
그렇습니다.
내가 쓴 시의 최소한의 수신자들과
교감하고 싶다는 정도의 뜻입니다.
그렇습니다.
소음이지요. 음. 물론. 소음. 그렇습니다.
민망한 감정을 숨길 수 없군요, 시대언어로는
얼굴이 팔린다는 뜻이 될 겁니다.
(16쪽)
[ 차례 ]
<1막: 시인의 말>
가끔 다이소에 간다
간단히 말하겠다
이 달의 시인
어떤 하루
엉터리 시
섭섭한 오해
<2막: 축하 연주>
제 시까지 읽으시려고요?
<3막: 시 여러 편>
은각사
새벽 세 시
근황
박세현 TV
박세현 TV
박세현 TV
박세현 TV
박세현 TV
봄눈
봄
봄
오후 두 시
어쩌다 시인이 되어
나는 날마다 무엇을 기다리나
꿈속에서
커피믹스
오남과 별내별가람역 사이
신유진의 인터뷰를 읽으며
<4막: 지인의 말>
시를 소진시키려는 우아하고 감상적인 시도
<5막: 시인이 대답하다>
건강을 위해 읽는 시
오자에 대하여
<막: 객석에 혼자 앉아서>
살아있다는 건
□후일담
[ 지은이 박세현 ]
박세현은
시집 ≪썸≫과 경장편 ≪여담≫의 저자다.
봄밤의 창을 열어놓고
뜻깊은 시의 몰락을 기다리며
자신의 축약본 시집을 읽고 있다.
[도서명] 시를 소진시키려는 우아하고 감상적인 시도
[지은이] 박세현
[펴낸곳] 경진출판
변형국판(128×210) / 104쪽 / 값 12,000원
발행일 2024년 08월 30일
ISBN 979-11-93985-31-1 03810
분야: 문학 >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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