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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시

난민수첩(박세현의 시와 한 편의 롱테이크)

by 양정섭 2023. 5. 9.

자기 시대를 상실하고 자기 문학의 의제마저 착취되었다면
그는 난민이라 불러도 무방하다

제목이 말하듯이, 이 시집은 시인 자신을 난민의 위치에 둔다. 자기 시대를 상실하고 자기 문학의 의제마저 착취되었다면 그는 난민이라 불러도 무방하다. 어디로 갈 것인가. 무엇을 써도 자기 표절로 끝난다. 새롭게 써도 시효의 벽에 부닥친다. 마이크 꺼진 뒤에서 중얼거림은 시인에게만 들려온다. 이 시집은 평생을 문학에 기대어 살아온 시인이 마주하게 된 난민적 경계에 대한 작문이다. 


난민수첩(박세현의 시와 한 편의 롱테이크, 경진출판 발행)


[ 책 속으로 ]

<무단횡단>

주민증 제시하세요
왜요?
선생님은 무단횡단자입니다
건널목 아닌 데서 건너면 어떡한답니까?
경찰이다

집사람은 두고두고 말한다
당신이 그런 사람이야


[ 출판사 서평 ]

“시를 잘 쓴다는 게 가능한 일인가. 시인이 품고 있는 근본적인 의심이다. 잘 쓴 시, 좋은 시는 시인에게 드리워진 환상이다. 좋은 시는 결여의 형식으로 존재한다. 쓰여질 수 없기에 그러하다. 그것은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처럼 난감한 소망이다. 세상에 떠도는 좋은 시는 여론조사 효과와 같다. 평균적 합의일 뿐이고 조사 주체에 따라 개념은 막연해진다. 이러한 사정에 기대어 박세현은 자기가 쓴 시를 시라고 착각하는지도 모른다. 다른 시인들이 그런 것처럼.”(우박, 문학칼럼니스트)


[ 차례 ]

[ 우린 그렇게 헤어졌지 ]
봄날, 진접에서/ 무단횡단/ H씨/ 난잡한 하루/ 하나의 몸짓/ 입금 감사합니다/ 다정하게/ 오한기 팬클럽 회원 모집/ 우린 그렇게 헤어졌지/ 커피 쿠폰/ 걱정

[ 좀 더 생각해봐야겠지만 ]
없는 사람

[ 계속 수고하시길 ]
모르는 사람/ 겨울 저녁/ 몽상하는 동안/ 감사한 일/ 시를 지우는 독자/ 어김없이/ 저기 또 한 사람/ 비 오다 그친 밤/ 중거리 슛/ 시인/ 습관성/ 눈 오는 밤/ 극점/ 오늘 오후에는/ 라두 루프 듣는 새벽/ 책들 다 어떻게 하나/ 수유리 지나가며/ 어쩔 수 없어서/ 통속소설 읽는 시간/ 나만의 소음

[ 나라는 문법적 착각 ]
한때가 좋다/ 말이 되는가/ 다큐전문배우/ 시란 무엇인가/ 생각 없이 살자/ 두말없이 혼자서/ 과꽃/ 플롯 없이/ 독자 여러분/ 나와 헤어지는 길/ 사근진과 순긋해변 사이/ 대박/ 종묘를 걸어야겠다/ 순금만 파는 가게/ 떡라면 먹는 저녁/ 소망/ 터무니없는/ 비 맞으면 되지/ 알아서 산다/ 무엇을 쓰고 있는가/ 쓸쓸함을 위하여/ 오늘은 어떤 커피가 좋을까?/ 다른 나라에서/ 강원도에서 몇 밤/ 청탑다방/ 하나 마나한 얘기/ 서울역 가는 중/ 사랑도 그랬던가/ 시는 내일까지만

[ 시집 뒤풀이 ]
한 편의 롱 테이크


[ 지은이 박세현 ]

1953년생.


[도서명] 난민수첩
[지은이] 박세현
[펴낸곳] 경진출판
변형국판(128×210) / 128쪽 / 값 12,000원
발행일 2023년 05월 20일
ISBN 979-11-92542-37-9 03810
분야: 문학 >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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