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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사회/한국-동아시아

광흥사 초간본 월인석보 권21(천명희 편저)

by 양정섭 2021. 2. 25.

초간본 월인석보 권21 국내 최초 공개

광흥사 초간본 월인석보 권21 서지와 내용을 전사하다

 

이 책은 2013년 안동 광흥사 복장에서 발견된 초간본 월인석보 권21의 서지와 내용전사 및 영인을 수록하였다. 월인석보는 1459년에 처음 간행되었으며 전체 25권으로 이루어진 것으로 추정되는데 여러 결권이 확인된다. 월인석보는 훈민정음 창제 당시의 표기법을 반영한 귀중한 국어학 자료이며 특히 초간본의 경우는 그 중요성이 더욱 부각된다. 지장경(地藏經)의 내용을 수록한 월인석보 권21의 경우 안동 광흥사판과 순창 무량굴본, 은진 쌍계사판 등의 중간본이 알려져 있으나 아직까지 초간본은 발견되지 않았으며 이 책을 통해 처음으로 영인본을 제공한다.

 

월인석보에 대하여

≪월인석보≫는 모두 영본으로 전해지고 있다. 현전하는 ≪월인석보≫의 원간본은 권1․권2․권7․권8․권9․권10․권11․권12․권13․권14․권15․권17․권18․권19․권20․권23․권25의 17권이고, 중간본은 권1․권2․권4․권7․권8․권17․권21․권22․권23의 9권이다. 즉 원간본과 중간본을 모두 대상으로 하여도 권3․권5․권6․권16․권24의 5권이 결권(缺卷)이 된다. 원간본과 중간본이 모두 전하는 경우는 권1․2․7․8․17․23의 6권이다. ≪월인석보≫의 전권은 ≪석보상절≫의 구성으로 미루어서 24권으로 추정되었지만, 1995년에 전남 장흥의 보림사(寶林寺)에서 권25가 발견되면서 대략의 규모가 정리되었다. 권25에는 ≪석보상절≫ 24권의 내용이 들어 있으며, 내용 구성상 마지막 부분에 속하므로 이에 따라 ≪월인석보≫의 총 권수를 25권으로 보는 것이 현재로서는 가장 설득력이 있다.

≪월인석보≫의 서지적 특성으로는 우선 세종과 세조의 2대에 걸쳐 국왕이 친찬한 것이므로 현전 목판본 문헌 중에서 판각과 인출의 기술이 매우 뛰어나다. 지방 사찰의 중간본의 경우는 원간본에 비해서는 그 기법이 뒤지지만 전반적으로 조선 초기 목판 인쇄의 우수성을 잘 보여준다. 또 이 문헌은 세종의 훈민정음 반포 당시에 편찬되었던 ≪월인천강지곡≫과 ≪석보상절≫을 세조 때 다시 편집하였기 때문에, 초기의 한글 변천 과정을 살피는 데 있어서 중요한 자료적 가치를 지닌다. 그리고 조선 초기에 유통된 중요 불교 경전이 취합된 것이므로 당시 경전의 수용 태도도 살필 수 있는 자료이다.

우선 ≪월인석보≫는 ≪월인천강지곡≫을 본문으로 하고 ≪석보상절≫을 주석으로 하여 구성되었다. 이야기의 단락에 따라서 ≪월인천강지곡≫이 1∼50수가 실리고 그에 해당하는 ≪석보상절≫이 실려 있다. ≪월인석보≫의 본문과 주석은 글자의 크기에서 차이가 나는데 <월인천강지곡> 부분은 큰 글씨로 1행에 14자이지만 <석보상절> 부분은 작은 글씨로 1자를 낮추어서 1행 15자이다. 한글 자형도 초창기와 달리 획이 부드럽게 바뀌었으며, 방점 및 아래아의 모습도 점획(點劃)으로 바뀌었다.

 

광흥사 초간본 월인석보 권21에 대하여

그 동안 보고된 ≪월인석보≫ 권21은 1542년의 광흥사중간본과 1562년 순창 무량굴본, 1569년의 은진 쌍계사본 등의 3종의 이본이 있으며, 18세기에 ≪지장경언해(地藏經諺解)≫의 서명을 가진 문헌 역시 21권의 내용을 담고 있어 결국 4종으로 확인된다. 이 가운데 무량굴본은 그동안 원간본에 가장 가까운 판본으로 평가되었으며, 광흥사 중간본과 쌍계사본은 방점 및 한자음 표기에서 편찬자의 의도가 반영되어 인위적 변개가 있는 판본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이번에 발견된 원간본으로 추정되는 판본까지 더해지면 ≪월인석보≫ 권21은 모두 5종의 이본이 된다. ≪월인석보≫ 권21은 여타의 권들에 비해 이본이 여러 종이며 근대국어 자료인 ≪지장경언해≫로까지 이어져 있어 표기 차이를 살펴보기에 매우 좋은 자료라 할 수 있다.

≪월인석보≫ 권21의 내용과 관련해서는 ≪월인천강지곡≫ 제412∼429장과, 이에 해당하는 ≪석보상절≫ 권11 앞부분의 내용이 일부 실려 있다고 알려져 있다. 그러나 현존하는 ≪석보상절≫이 영본이어서 정확한 확인은 불가한 상태이다. 저본은 ≪지장보살본원경(地藏菩薩本願經)≫이 가장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이외에 ≪석가보(釋迦譜)≫, ≪증일아함경(增一阿含經)≫,≪불승도리천위모설법경(佛昇忉利天爲母說法經)≫, ≪대승대집지장십륜경(大乘大集地藏十輪經)≫, ≪대방편불보은경(大方便佛報恩經)≫, ≪관불삼매해경(觀佛三昧海經)≫ 등의 부분이 번역되어 있다. 내용은 크게‘석가의 도리천(忉利天) 설법’, ‘우전왕(優塡王)과 파사닉왕(波斯匿王)의 불상(佛像) 조성’, ‘인욕태자효행록(忍辱太子孝養行)’의 세 부분으로 나뉜다.

발견된 자료는 5개의 목상에서 각각 발견되었다. 간기는 없으며 전체 222장 가운데 1장-6장, 214장-219장이 낙질되었다. 이렇게 책의 앞뒤에 해당하는 부분이 사라진 것은 복장의 특성상 표지에 해당하는 부분은 지질이 딱딱하여 버려지거나 혹은 큰 불상에 들어가기 때문으로 보인다. 실제 이번에 복장에서 나온 서적의 대부분이 표지는 없이 발견되었고 따라서 시주질이나 간기가 드러나지 않는다. 지장전의 불상 중 이번에 유물이 발견된 시왕상을 제외하고 본존本尊이 되는 지장보살상(地藏菩薩像)을 비롯한 몇몇은 이미 과거에 도난이 되었는데, 표지부분이 가장 큰 불상인 지장보살상에 집중되어 있었을 가능성도 있다.

남아있는 장의 경우 상태가 매우 양호하며 지질(紙質)과 형태 등에서 기보고 된 여타의 원간본 형식과 일치한다. 규격은 320×219이며, 광곽의 크기는 반곽 222×177이다. 사주쌍변(四周雙邊)이며 어미도 상하내향흑어미(上下內向黑魚尾)이지만 중간본들과는 차이를 보이고 있다. 상하비선도 대흑구(大黑口)이지만 중봉(中峰)의 크기가 더 두껍다. 행관은 유계(有界) 반엽(半葉) 7행 15자(‘월인천강지곡’ 부분은 14자), 주쌍행(註雙行)으로 중간본들과 동일하다. 특히 그 동안 원간본에 가장 충실한 표기법을 반영하고 있다고 평가되던 무량굴본에서 낙질된 172장과 211장의 내용이 고스란히 남아 있어 더욱 큰 가치를 지닌다.

 

광흥사 초간본 월인석보 권21(천명희 편저, 경진출판 발행)

목차

[해제] 안동(安東) 광흥사(廣興寺) 월인석보(月印釋譜) 권21

1. ≪월인석보(月印釋譜)≫의 간행

2. ≪월인석보≫의 특징

3. ≪월인석보≫ 권21

4. ≪월인석보≫ 권21의 국어학적 특성

 

광흥사 초간본 월인석보 권21

[원전] 광흥사 초간본 월인석보 권21

 

[편저자] 천명희

경북 영양에서 태어나 안동대학교 국어국문학과 및 경북대학교 대학원 국어국문학과를 졸업하였으며 현재 안동대학교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다. 한글 문헌학과 방언학을 전공하였으며, 지역 언어와 고문헌에 대한 연구를 이어가고 있다.

<광흥사 복장유물의 현황과 월인석보의 성격>(2014), <고성이씨 소장 해도교거사의 국어학적 가치>(공저, 2016), <적천사 묘법련화경 목판의 국어학적 특성>(2018), <일제 강점기 윤형기의朝鮮文字解說 연구>(2019), <월인천강지곡 텍스트의 복원>(2019) 등 다수 논문과 ≪증보 정음발달사≫(공저, 2016), ≪한어방언지리학≫(공저, 2017), ≪방언학 연습과 실제≫(공저, 2018), ≪여암 신경준의 저정서 연구≫(공저, 2018) 등의 저서가 있다.

 

서지정보

[도서명] 광흥사 초간본 월인석보 권21

[편저자] 천명희

변형크라운판(170×240) / 304쪽 / 값 29,000원

발행일 2019년 05월 20일

ISBN 978-89-5996-249-5 93710

분야: 인문>국어학>중세국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