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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소설

달콤한 이별(박민형 장편소설)

by 양정섭 2023. 7. 24.

성폭행 당한 것을 운명으로 안고 산 여자의 절규를 들으며…

첫사랑의 상흔들이 부메랑이 되어 날아오고, 현재 함께 살고 있는 남편이 과거에 자신의 순결을 무참하게 짓밟았던 성폭행범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을 때 만약 당신이라면 어떻게 할 것인가?
이 소설은 그 물음을 화두로 던진다.


첫사랑의 향연이 펼쳐지고…

이 소설은 가장 아름답고 영롱해야 할 첫사랑 때문에 상처를 입은 사람들이, 그 상처를 치유해 나가기 위해 첫 발을 떼는 이야기다. 진실을 말한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일까? 사랑이라는 이유로 모든 것을 포장해 버리고 삶을 살아갈 수 있을까? 작가는 첫사랑에 얽힌 과정을 풀어 나가는 일이 고통스러웠다고 한다. 뒤틀린 진실을 밝히고 싶었을 것이다. 이 이야기를 통해 사회적으로 성폭력과 성폭행으로 문제되고 있는 우리 사회의 숨겨진 내면세계를 만나보기를 바란다.


막장도 이렇게까지 막장일 수는 없다

이 소설은 작가가 풀어놓은 막장드라마다. 이 소설의 주인공 현순에게는 성폭행범과 결혼을 하고, 성폭행범의 아이를 낳고, 그리고 숨겨진 진실을 묻고 살아가야 한 시간의 늪이 첫 번째 막장이다. 성폭행을 하고 아이를 갖게 한 천석이 한 가정을 이루고, 그 가정 속에서 자신의 자식을 자식이라 하지 못하고 파국으로 몰아넣는 잔인함이 두 번째 막장이다. 참으로 기구하게 살아온 세상 나날살이의 파고를 넘나드는 억순의 삶속에서 자식에게, 며느리에게, 손주에게, 그리고 그 밖의 많은 이들에게 던져진 열쇠를 풀어야 하는 억순의 억척스럽고 질척대는 삶이 세 번째 막장이다. 출생에서부터 꼬여버린 인생살이를 그나마 성인이 된 다음에야 맞이하고, 가슴 아파하며 생명의 파고를 넘나드는 지훈의 삶이 네 번째 막장이다. 그 밖의 주변 인물들의 얽히고 얽힌 인간관계가 막장이 아닐 수 없는 이유는 왜일까? 아픔이다. 그리고 그 아픔을 치유해 가는 과정을 작가는 막장드라마로 풀어내고 있다. 이 소설의 제목에서 볼 수 있듯이 이별이 달콤한 이유를 작가는 막장으로 풀어내고 있다.


[ 이 책의 또 하나의 특징 ]

박민형 작가의 대화지문은 띄어쓰기, 쉼표, 마침표 하나에도 의미를 둔다. 대화할 때 호흡과 여백이 존재한다. 그 띄어쓰기 하나에 인물들의 움직임과 상황을 영화를 보듯, 연극을 보듯, 섬세하게 엿볼 수 있다. 읽기 시작하면 책을 모두 읽을 때까지 내려놓지 못할 것임을 확신한다.


[ 줄거리 ]

현순은 자신만의 독특한 옷을 만들어 세계적인 디자이너가 되는 게 꿈이다. 그 꿈을 실현하기 위해 한국대학교 의상학과에 진학한다. 현순은 ‘독서회’ 동아리 모임에서 호철을 만나 사랑에 빠진다. 호철과의 사랑으로 행복한 나날을 보내던 어느 날, 농활 봉사대에 참여했다. 호철의 친구 천석에게 성폭행을 당해 임신을 하게 된다.
현순은 삶을 포기하려고 한다. 천석은 현순이 임신했다는 것을 알고 결혼을 제의한다. 천석의 제의에 고민하던 현순은 수락한다. 천석의 엄마, 억순은 현순에게 재산 포기 각서를 쓰게 하고는 천석과의 결혼을 승낙하고, 아버지가 누구인지도 모르는 사내아이 지훈을 출산하게 된다. 그로부터 20년이라는 세월이 흐르고, 현순은 지훈이가 천석의 친아들이 아니라는 사실이 밝혀질 것을 우려하며 두려움 속에 살아간다. 그러던 어느 날, 남편 천석은 첫사랑 성애가 나타나고 현순에게 이혼을 요구하는데….


[ 지은이의 말 ]

이 소설은 첫사랑 속에 감추어진 진실을 찾아가는 이야기입니다. 진실을 말한다는 것은 어려운 일입니다. 그것이 설령 사랑이라고 해도 말입니다. 가장 아름답고 영롱해야 할 첫사랑으로 해서 운명이 갈라졌습니다. 이제 그 운명 앞에 첫사랑은 진실을 말할 차례입니다.
첫사랑에 얽힌 과정을 풀어 나가는 일은 고통스러웠습니다. 그래도 뒤틀린 진실을 밝히고 싶었습니다. 그러는 사이 뜨거운 가마솥에서 더운 김을 내뿜는 것 같은 여름날이 턱밑에 와 있었습니다.


[ 차례 ]

 1. 사랑의 추억을 안고 홀연히 떠날 것이다
 2. 여기저기를 툭툭 차며, 신호를 보낼 때는
 3. 못다 한 첫사랑을 되찾고 싶다
 4. 어떻게든 살아야 했기에, 가족을 살려야 했기에
 5. 불현듯이 밀려오는 것은
 6. 손을 뻗으면 닿을 것 같은 거리에서
 7. 마지막 인사를 하는 것처럼
 8. 그리움이 남 모르게 흘러나온 것 같아
 9. 목덜미를 향해 손을 뻗는다
10. 연자매를 목에 걸고, 깊은 바다에 빠진다 하더라도
11. 달콤한 이별

작가의 말


[ 지은이 박민형 ]

1996년 ≪월간문학≫에 단편 <서 있는 사람들>로 소설부분 신인상을 수상하며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장편소설 ≪침묵과 함성≫(2000), ≪4번 출구는 없다≫(2011), ≪어머니≫(2017), ≪달의 계곡≫(2018)을 펴냈다. 또한 ≪별똥별≫(2019, 단편소설집)을 출간하였다.
그 밖에도 2003년 KBS 악극 <빈대떡 신사>, 2007년 CPBC 창사 특집 드라마 <강완숙>, 2010년 <동정 부부 요한 루갈다> 대본 집필, 2013년 뮤지컬 <롤리폴리> 각색, 2019년 CPBC <김수환 추기경 선종 10주년> 다큐 3부작 드라마 대본 집필, 2019년 연극 <깻잎 전쟁>의 희곡을 발표했다.

 

달콤한 이별(박민형 장편소설, 경진출판 발행)



[도서명] 달콤한 이별
[지은이] 박민형
[펴낸곳] 경진출판
국판(148×210) / 376쪽 / 값 16,000원
발행일 2020년 09월 20일
ISBN 978-89-5996-747-6 03810
분야: 문학>장편소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