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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사회/한국-동아시아

현대소설의 이해(김정남)

by 양정섭 2021. 4. 12.

창작은 항상 이론을 뛰어넘는다: 현대소설론 강의

이 책은 주로 대학에서 교수되는 현대소설론 강의를 위해 맞춤한 이론과 그 분석의 실제를 제공하고자 하는 목적에서 집필되었다. 지금까지 출간된 몇몇 소설론들은 이론들을 집대성한 것에 불과하거나 이론에 비추어 여러 작가들의 작품을 예시하는 데 머물러 있는 경우기 많았다. 90년대부터 불어닥친 구조주의와 후기구조주의의 열풍에 힘입어 서서물의 담론 양상이 부각되면서 즈네뜨(Gérard Genette)와 채트먼(Seymour Chatman)을 위시한 서사학자들의 책들이 번역 소개되었는데 이는 단순하게 소설의 구성적 요소와 기법을 소개하는 데 그쳤던 소설론의 이론적 토대를 강화하는 데 기여하였다.
하지만 대학의 연구자들은 논문의 정량적 평가에 시달린 나머지 더 이상 소설론과 같은 개론서를 집필하는 것을 거부하였고, 새 호흡이 더해지지 않은 노후한 교재를 가지고 강의실에 들어가 낡은 이론에 새 이론을 덧대며 꾸역꾸역 강의를 해온 것이 사실이다. 이에 필자는 현재 가장 정설적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는 소설 이론에 다양한 서사학의 이론을 결합하여 하나의 확실한 강의 교안을 만들어 보기로 했다. 이를 위해 기존 소설론의 논의를 확대하거나 그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서사학의 이론을 전제하고, 본인의 박사학위 논문(<김승옥 소설의 근대성 담론 연구>)의 일부를 근간으로 하여 그 실증적 분석의 사례를 제시하였다. 김승옥 소설로 분석의 범주를 한정한 것은 그가 우리 소설사에서 단편소설의 모범을 보여준 작가이기 때문이고, 백화점 식으로 다양한 작가의 작품을 예시하기보다는 제한적인 작품을 통해 정치한 텍스트 분석을 경험하고 그 가치를 체득케 하기 위함이다.
‘창작’이 ‘현장비평’으로 이것이 다시 ‘연구’로 축적되어 한 시대의 ‘문학사’가 기술되고 ‘이론’으로 정리되며 이것이 다시 창작과 현장비평과 연구에 영향을 미치는 순환의 구조가 창작과 이론 사이의 정상적인 메커니즘이다. 이 과정에서 창작은 항시 이론을 뛰어넘는다. 이론이라는 랑그(langue)에 기초해 새로운 파롤(parole)을 얻어내는 것이 영구혁명의 과정 속에 있는 문학의 역사다. 이 과정이 선순환되지 않고 어느 하나의 단계에서 동맥경화가 일어난다면 문학장 전체의 건강성은 유지될 수 없다.
이렇게 정리된 이론은 곧 낡은 것이 될 것이고 되어야만 한다. 이론은 현재를 기술하고 미래를 내다보기 위해 임시로 지어진 망루다. 나의 이 소설론이 우리 시대 소설 연구를 둘러싼 서사학적 이론을 평이하고도 명쾌하게 이해할 수 있는 장이 될 수 있다면 아쉬움은 없다.


[ 목차 ]

제1장 소설의 장르적 정체성
1. 허구적 서사의 변천 과정
     연구과제
2. 근대성과 소설
  1) 근대성의 동인(動因)
  2) 근대성과 미적 근대성
  3) 리얼리즘과 모더니즘
     연구과제

제2장 인물과 형상화 방법
1. 소설의 인물과 문제적 개인
2. 인물 유형론의 한계와 모색
  1) 도시 체험과 고향 상실
  2) 도시적 삶의 논리와 사물화
     연구과제

제3장 플롯과 시공간성
1. 플롯의 원리
2. 서사의 시간성
     연구과제
3. 서사의 공간성
     연구과제

제4장 시점과 이야기 방식
1. 시점과 거리(距離) 그리고 초점화
     연구과제
2. 유·소년 화자와 가치 중립성
3. 동종 이야기 화자의 변용
     연구과제

제5장 소설 언어와 문체
1. 문체의 개념
2. 통사 구조의 특성
  1) 겹문장의 활용과 인식의 복합성
  2) 어절의 확장과 일탈적 언술
  3) 의문문의 활용과 심리 표출
3. 이미저리 구조와 심미성
  1) 연쇄적 이미저리와 정서의 감각화
  2) 대립적 이미저리와 이원적 상징 구도
  3) 파편적 이미저리와 탈유기성
     연구과제

제6장 소설과 미디어 환경
1. 소설과 비문자 매체
2. 비문자 매체 체험의 소설적 형상화
3. 비문자 매체 특성의 기법적 수용
4. 소설이 다매체 환경과 교섭하는 방식
     연구과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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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은이 ] 김정남

서울에서 태어나 한양대 대학원 국어국문학과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2002년 ≪현대문학≫에 평론이, 2007년 ≪매일신문≫ 신춘문예에 소설이 각각 당선되어 문단에 나왔다. 펴낸 책으로 문학평론집 ≪폐허, 이후≫·≪꿈꾸는 토르소≫·≪그대라는 이름≫, 소설집 ≪숨결≫(제1회 김용익 소설문학상 수장작)·≪잘 가라, 미소≫(2012년 우수문학도서)·≪아직은 괜찮은 날들≫, 장편소설 ≪여행의 기술: Hommage to Route7≫(2014년 세종도서 우수문학도서) 등이 있다. 현재 가톨릭관동대 국어교육과에 재직하며 창작과 연구를 함께 하고 있다.

 


[도서명] 현대소설의 이해
[지은이] 김정남
[펴낸곳] 경진출판
46판(128×188) / 240쪽 / 값 14,000원
발행일 2020년 08월 15일
ISBN 978-89-5996-744-5 93810
분야: 인문>한국학, 한국문학>대학교재

 

현대소설의 이해(김정남 지음, 경진출판 발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