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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사회/한국-동아시아

한국개화기 국어교과서

by 양정섭 2021. 5. 31.

흩어져 있는 개화기 시대 교과서 자료를

원본과 현대역으로 함께 만나다!

 

개화기는 신문물의 유입, 서구 열강의 득세 등으로 근대 국가로의 이행을 나라 안팎에서 요청받던 시기이다. 1894년 갑오개혁은 이러한 내적 욕구와 외적 요구 사이에서 발생한 정치․사회적 사건으로, 근대 교육 체재의 정비도 갑오개혁과 그 흐름을 같이한다. 갑오개혁을 통해 국가의 교육을 관장하는 학무아문이 설치되었고, 소학교, 사범학교, 대학, 전문학교 등의 학교 설립이 고시되었으며, 1895년부터 각종 학교 관제와 규칙이 제정, 공포되었다.

근대적 학제에 맞추어 대한제국 학부가 편찬한 최초의 교과서는 <<국민소학독본>>(1895)이었다. 1895년 2월 고종의 교육입국조서에서는 국가의 부강이 국민의 교육으로부터 시작된다는 점이 강조되었는데, <<국민소학독본>>은 그러한 필요에 부합하여 다양한 근대적 지식을 담아 국민을 계몽하려는 의도가 강하게 드러난 텍스트이다. <<국민소학독본>> 이후 학부는 <<소학독본>>(1895), <<신정심상소학>>(1897), <<보통학교학도용 국어독본>>(1907) 등을 개발하였으나, 근대 교육의 초창기였기 때문에 교과서들의 내용, 수준, 편차, 성격 등은 일관된 기준으로 묶이지 않는다. 또한 ‘독본(讀本)’, ‘필독(必讀)’, ‘필지(必知)’의 제목을 단 상당수의 민간 교과서가 공존하는 형국이었다.

이 시기 교과서 자료는 대개 영인본이나 낱권으로 제(諸) 소장처에 흩어져 있다. 연구자의 편의를 도모하고, 일반 독자의 접근을 쉽게 하기 위해 개화기 국어 교과서를 간행하였다. 원본을 영인하여 자료로서의 가치를 살렸으며, 현대역을 하고 해설을 달아 이해를 도왔다.

 

 

 

한국개화기 국어교과서(전 17권, 경진출판 발행)

 

근대 국어교육의 역사적 출발점!

 

개화기에는 대내적으로 국민 교육의 필요성을 자각하게 되었고, 대외적으로 외국과의 교류가 활발해지면서 외국어에 대리되는 개념으로 국어와 국문에 대한 인식이 높아지던 시기였다. 국어와 국문은 본래부터 존재한 고정의 개념이 아니라 개화기에 새롭게 발견되어 인공적으로 형성된 개념이다. 만국공법(萬國公法)의 세계 체제와 만나게 된 조선은 자국어와 자국문을 발견해야 할 필요를 절감하는 과정에서 대외적인 국가 표상으로 국어와 국문을 창출해냈다. 그러나 실제로 개화기의 국어 교과서는 현재의 국어 교과서와는 달리, 그 정체성이 국어 지식이나 언어 능력의 신장에 있지 않았다. ‘수신, 독서, 작문, 습자, 산술, 체조’ 등으로 교과목이 나뉘어 있긴 했지만, 독서, 작문, 습자 등의 국어 교육의 중심은 주로 독서(읽기)에 맞추어져 있었다.

그 당시 국어 교과서는 읽기 독물을 담은 독본의 형태가 대부분이었으며, 그것이 담고 있는 내용은 수신, 계몽, 과학 및 실업, 문학, 지리, 역사 등으로 다양했다. 읽기를 통해 개화사상과 서구 문물에 대한 지식을 전달하는 것을 주목적으로 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교과서에 수록된 내용들은 근대 지(知)의 계몽과 국민이라는 주체의 형성과 궤를 같이 한다. 교과서에는 시대적 과제와 마주선 한 사회의 요구와 이상이 아로새겨져 있고, 근대 국가 설립에 필요한 근대 지와 공통감각의 원천이 자리 잡고 있다. 요컨대 교과서는 국가와 국민, 사회와 개인이 새롭게 재편되고 형성되는 구체적인 지표였던 셈이다.

그렇다고 민족적이며 주체적인 내용만을 담고 있었다고 할 수는 없다. 일본이나 서구 열강의 영향을 짐작해 볼 수 있는 내용들도 대거 들어가 있다. 한국의 근대 교육이 갑오개혁과 함께 시작했다는 점은 이미 이러한 측면을 예비하고 있었다. 갑오개혁은 급진적이며 자발적이었으나, 외세의 영향력에서 자유롭지 못하였다는 한계를 드러내었다. 갑오개혁에는 동학혁명에 따른 민중의 요구와 함께, 청일전쟁에서 승리한 일본의 입김이 작용했기 때문이다. 이러한 문제점은 교과서가 지녔던 내용의 중층성과 맞닿아 있다. 

교과서는 제도적 의미와 함께 표준적 의미를 갖는다. ‘제도적’이라 함은 교과서가 교육과정을 구현하는 기간개념(基幹槪念)이라는 것으로, 교과서의 성립이 제도의 편제와 아이디어에 의존한다는 점을 가리킨다. 또 ‘표준적’이라 함은 교과서가 대(對)국민 교화 수단이라는 정치적 목적과 상응하고, 동시에 근대 국민국가 등장 이래 담론 형성의 통로를 열어주는 표준적 지식 매체라는 점을 전제한다. 이러한 점을 바탕으로 할 때, 근대 국가와 근대 국민의 형성이라는 열망에 들끓었던 개화기의 한 측면과 근대적 제도와 습속을 서구 및 일본을 통해 수입하려 했던 개화기의 또 다른 측면이 당시의 교과서 속에 융합되거나 충돌되는 형태로 나타나고 있었음은 당연하다. 개화기 국어 교과서를 편찬한 주체 세력, 편찬 의도, 교과서에 담긴 근대 담론과 그것이 가지는 의미 등, 연구 및 해석의 가능성은 무궁무진하다. 

개화기 국어 교과서는 근대 국어교육의 출발점이라는 점에서 역사적 함의가 크다. 개화기의 국어 교과서를 살핌으로써 개화기가 가졌던 공적이며 사적인, 제도적이며 일상적인 모습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 편역자 소개 ]

 

강진호

성신여자대학교 국문학과 교수

주요 논저로 <<현대소설사와 근대성의 아포리아>>, <<국어 교과서와 국가 이데올로기>>, <<조선어독본과 국어문화>>가 있고, 편서로 <<조선어독본>>(5권)이 있다.

 

유임하

국립 한국체육대학교 교양과정부 교수

주요 논저로 <<한국문학과 불교문화>>, <<한국소설의 분단이야기>>, <<반공주의와 한국문학의 근대적 동학>>(1, 2, 공저), <<북한문학의 지형도>>(1, 2, 3, 공저) 등이 있다.

 

구자황

숙명여자대학교 교양교육원 교수

주요 논저로 <교과서의 발견과 국민․민족의 배치>, <일제강점기 제도권 문학교육>, <근대 독본문화사 연구 서설>, <<이문구 문학의 전통과 근대>> 등이 있다.

 

이정찬

한양대학교 강사

주요 논저로 <1930년대 작문교육 연구>, <작문사(作文史)적인 관점에서 본 근대 초기 작문 교재 연구>, <학술근대적 구두법(句讀法)이 읽기와 쓰기에 미친 영향>, <<우리 시대의 문체>>(공저) 등이 있다.

 

박선영

성신여자대학교, 추계예술대학교 강사

주요 논저로 <초월세계로의 희구와 고향의식>, <리찬 시에 나타난 내면성과 시의식의 상관성>, <‘조선어과 교과서’ 수록 시가의 식민 이데올로기>, <<양명문 시선집>>, <<기형도-균열과 환상, 생의 본연을 선회하는 파토스>> 등이 있다.

 

조윤정

연세대학교 박사 후 연구원

주요 논저로 <작문수업과 문예부, 문학청년의 망탈리테>, <언어의 위계와 어법의 균열>, <유학생의 글쓰기, 사상의 오독과 감정의 발현>, <비밀전, 스파이, 유언비어> 등이 있다.

 

박치범

경인교육대학교 강사

주요 논저로 <이상 삽화 연구>, <일제강점기 보통학교 <<조선어급한문독본>>의 성격> 등이 있다.

 

박수빈

한국항공대학교 강사

주요 논저로 <일제의 황국식민화 정책과 <조선어독본>>, <역사소설의 탈역사화 서술 연구> 등이 있다.

 

이상혁

한성대학교 언어교육원 교수

주요 논저로 <<조선후기 훈민정음 연구의 역사적 변천>>, <<국어사전학개론>>(공저), <남북 통합 국어학사 서술의 필요성과 과제>, <러시아 사할린 지역의 언어 환경과 한국어교육 문제 연구>, <해외동포와 외국인을 위한 우리말 교육과 남북 언어 문제>, <‘한국어’ 명칭의 위상 변천과 그 전망> 등이 있다.

 

권희주

가천대학교 아시아문화연구소 책임연구원

주요 논저로 <근대국민국가와 히나마쓰리>, <아쿠타가와 류노스케의 야스키치물의 의미> 등이 있으며, 역서로는 <<그린 투어리즘>>, <<전후 일본의 사상 공간>>(공역) 등이 있다.

 

김찬기

한경대학교 교수

주요 논저로 <근대계몽기 전(傳) 양식의 근대적 성격>, <근대계몽기 몽유록의 양식적 변이상과 갱신의 두 시선>, <단재와 국초의 자리>, <<한성신보> 소재 전계 서사물의 역사적 성격>, <<한국 근대소설 형성과 전(傳)>> 등이 있다.

 

이승윤

한국방송통신대학교 국어국문학과 강의교수 

주요 논저로 <교양소설의 가능성 혹은 소설의 미래>, <1920~30년대 민중의 계몽과 양식적 실험>, <토지에 나타난 식민지 경성의 문화와 근대성의 경험>, <근대 대중지의 ‘역사’ 수용방식과 글쓰기 전략>, <총서에 나타난 해방기 북한의 국가 만들기 기획과 서사의 균열>, <한국문학사를 바라보는 또 하나의 시각: <조선-한국 당대문학사>를 중심으로>, <<근대 역사담론의 생산과 역사소설>>, <<토지의 문화지형학>>(공저), <<딱지본 대중소설의 발견>>(공저) 등이 있다. 

 

김준현

고려대학교, 성신여자대학교 강사

주요 논저로 <반공주의의 내면화와 1960년대 풍자소설의 한 경향>, <1940년대 후반 문학담론과 정치담론의 관계: <신천지>에 나타난 민족과 민족문학 기호를 중심으로>, <단정 수립기 문학장의 재편과 <신천지>>, <순수문학과 잡지 매체: ‘청년문학가협회 문인들의 매체전략>, <해방 이후 문학장의 재편과 이태준: <해방전후>와 <먼지>를 중심으로>, <<반공주의와 한국문학의 근대적 동학>>(공저) 등이 있다.

 

김혜련

성신여자대학교 교육대학원 교수

주요 논저로 <식민지기 문학교육과 정전 논의>, <제1차 조선교육령기 <보통학교조선어급한문> 수록 제재 연구>, <<일제 강점기 조선어과 교과서와 조선인>> 등이 있다. 

 

장영미

성신여자대학교 강사

주요 논저로 <<국어교과서와 국가이데올로기>>(공저), <<한정동 선집>>(편저) 등이 있다.

 

박민영

성신여자대학교 교양교육원 교수

주요 논저로 <근대시에 나타난 일본체험 양상>, <서정주 이야기시의 서사전략>, <<현대시와 상상력의 동일성>>, <<행복한 시읽기>>, <<매혹의 언어>>, <<현대시 산책>>, <<시인, 영화관에 가다>> 등이 있다. 

 

최석재

성신여자대학교 국어국문학과 교수

주요 논저로 <개화기 시대 이후 단문화의 과정>, <현대국어 대우법의 화계 구분에 대한 고찰>, <결합형 어미의 양상 연구>, <<국어 대우법 체계의 정보화 연구>>, <<쉽게 읽는 한국어학의 이해>>(공저) 등이 있다. 

 

문혜윤

경희대학교 강사

주요 논저로 <문예독본류와 한글 문체의 형성>, <1930년대 수필의 장과 장르의 역학>, <조선어 문학의 역사 만들기와 ‘강화(講話)’로서의 <문장>>, <한자/한자어의 조선문학적 존재 방식>, <<문학어의 근대>> 등이 있다.

 

강영미

고려대학교 강사

주요 논저로 <한국 현대시의 전통과 시형>, <1960~70년대 시의 전통과 정전 형성에 관한 연구>, <<동아일보>와 시조 정전> 등이 있다.

 

 

[총서명] 한국개화기 국어교과서

도서명: 한국개화기 국어교과서 1: 국민소학독본 | 학부 편집국 편찬 | 강진호 편역

           한국개화기 국어교과서 2: 소학독본 | 학부 편집국 편찬 | 유임하 편역

           한국개화기 국어교과서 3: 신정심상소학 | 학부 편집국 편찬 | 구자황 편역

           한국개화기 국어교과서 4: 유년필독 | 현채 발행 겸 편집 | 이정찬 편역

           한국개화기 국어교과서 5: 초등여학독본 | 이원긍 지음 | 박선영 편역

           한국개화기 국어교과서 6: 노동야학독본 | 유길준 저술 및 발행 | 조윤정 편역

           한국개화기 국어교과서 7: 초등소학 (상․하) | 국민교육회 저 | 박치범․박수빈 편역

           한국개화기 국어교과서 8: 초목필지 | 정윤수 저 | 이상혁・권희주 편역

           한국개화기 국어교과서 9: 고등소학독본 | 휘문의숙 편집부 편찬 | 김찬기 편역

           한국개화기 국어교과서 10: 최신초등소학 | 정인호 편술 겸 발행 | 이승윤․김준현 편역

           국개화기 국어교과서 11: 보통학교학도용 국어독본 (상․하) | 학부 편찬 | 김혜련․장영미 편역

           한국개화기 국어교과서 12: 신찬초등소학 (상․하) | 현채 저작 겸 발행 | 박민영․최석재 편역

           한국개화기 국어교과서 13: 여자독본 | 남숭산인 장지연 편 | 문혜윤 편역

           한국개화기 국어교과서 14: 부유독습 | 강화석 저 | 강영미 편역 

ISBN 978-89-5996-182-5 94370(전 17권)

           1. 978-89-5996-157-3  93370 신국판/264쪽/19,000원/2012.07.15

           2. 978-89-5996-158-0  93370 신국판/116쪽/12,000원/2012.11.15

           3. 978-89-5996-159-7  93370 신국판/412쪽/31,000원/2012.07.25

           4. 978-89-5996-160-3  93370 신국판/400쪽/30,000원/2012.08.01

           5. 978-89-5996-161-0  93370 신국판/168쪽/13,000원/2012.08.10

           6. 978-89-5996-162-7  93370 신국판/208쪽/16,000원/2012.08.20

           7. 978-89-5996-163-4  93370(상)  신국판/332쪽/24,000원/2012.08.30

               978-89-5996-164-1  93370(하) 신국판/392쪽/29,000원/2012.08.30

           8. 978-89-5996-165-8  93370 신국판/304쪽/22,000원/2012.09.05

           9. 978-89-5996-166-5  93370 신국판/308쪽/22,000원/2012.09.10

           10. 978-89-5996-153-5  93370 신국판/412쪽/31,000원/2012.07.25

           11. 978-89-5996-167-2  93370(상) 신국판/464쪽/34,000원/2012.09.20

                978-89-5996-168-9  93370(하) 신국판/368쪽/28,000원/2012.09.20

           12. 978-89-5996-169-6  93370(상) 신국판/388쪽/29,000원/2012.09.28

                978-89-5996-170-2  93370(하) 신국판/484쪽/36,000원/2012.09.28

           13. 978-89-5996-171-9  93370 신국판/392쪽/29,000원/2012.10.05

           14. 978-89-5996-172-6  93370 신국판/408쪽/31,000원/2012.10.12

 

통권: 436,000원

 

 

 

***함께 보면 도움될 도서

 

통감시대 교과서 자료(전 8권/ 허재영 편/ 도서출판 경진/ 통권 380,000원)

     역사

     지지 1~3

     이과

     산술 1~2

     박물

 

통감시대 교과서 자료(전 8권, 허재영 엮음, 경진출판 발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