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명의 건설을 실행함에 가장 충실분투할 자는 오직 이십세기 청년
: 청년과 수양의 시대, 그리고 <<이십세기 청년독본>>
<<이십세기 청년독본>>(태화서관, 1922)은 전체 20장, 총 147쪽으로 이루어진 책이다. 각 장은 ‘청년’의 개념, 전진(前進), 입지(立志), 처세, 지기(志氣), 생활, 정육(情育), 희망, 활동, 노력, 번민, 실천, 책임, 자각, 수양, 자제(自制), 성공, 행복, 도덕, 행로 등을 주제로 내세우고 그것을 다시 3~5개의 절로 세분화하여 짤막하고 간결하게 서술하고 있다. 30여 쪽의 부록은 본받을 만한 인물들이 지녔던 좌우명이나 생활 수칙을 소개함으로써 ‘청년’이 일상생활에서 가져야 할 태도를 구체적으로 참조할 수 있게 하였다. 처음부터 끝까지 ‘청년’이라는 하나의 주제로 관통되는 이 책은 “신문명의 건설을 실행함에 가장 충실분투할 자는 오직 이십세기 청년”이라고 추켜세우면서 청년이 갖추어야 할 마음가짐과 태도 등을 제시하고 있다.
당시에는 특정하게 세력화된 주체인 청년을 통해 민족의 발전, 근대적 진보 등을 시급히 실현하려는 욕구가 팽배했다. 이 책은 청년에게 끊임없이 ‘먼저 활동할 것’을 명령하고 권유하지만, 정작 ‘무엇에 대한’ 활동인지를 정확하게 드러내지 못하는 추상성을 지닌다. 또한 이 책은 20장에 걸쳐 청년이 갖추어야 할 바에 대해 말하지만, ‘일명 수양편’이라는 부제처럼 특히나 ‘수양’을 강조한다. 수양과 관련하여 언급되는 것이 마음, 심성, 묵상, 주관 등인 것으로 미루어 볼 때, 저자가 강조하는 ‘활동’은 개인적인 단련 이상의 것이기 어렵다. 민족과 사회를 위해 일해야 할 것처럼 발언하고 있으나 청년이 정작 도달해야 할 곳은 소거되어 있는 형국이다. 어쨌든 개인적인 단련을 통해 보다 좋은 상태가 된다는 저자의 설득은 결국 세속적인 출세 지향으로 연결된다. <<이십세기 청년독본>>, 그리고 그 안에 담긴 ‘수양하라’는 지침은 사실상 식민지 근대 주체를 억압하는 생활 규율이자 내면을 식민화하는 매뉴얼이었던 셈이다. 이 책의 한계인 동시에, 당시 청년담론과 일련의 청년독본들이 지녔던 한계이기도 하다.
<<이십세기 청년독본>>은 청년, 수양 등 당대의 주요 키워드와 긴밀히 호응하려는 상업적 목적으로 출판된 것이다. 이 책을 통해 당시 유행했던 담론의 일부를 확인할 수 있고, 또한 무겁고 선동적인 내용을 담은 책이 잘 팔렸던, 현재와는 다른 문화 현상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도서명] 二十世紀 靑年讀本(姜夏馨 著)
[총서명] 근대독본총서 4
[엮은이] 구자황․문혜윤
발행일 2011년 10월 30일
ISBN 978-89-5996-136-8 94810
신국판 / 123쪽 / 값 8,000원
'인문사회 > 한국학자료' 카테고리의 다른 글
조선어작문학습서(朝鮮語作文學習書, 朴璣爀 著):::근대독본총서 6 (0) | 2020.10.23 |
---|---|
중등조선어작문(中等朝鮮語作文, 朝漢文敎員會 編纂):::근대독본총서 5 (0) | 2020.10.23 |
어린이讀本(새벗社 編輯):::근대독본총서 3 (0) | 2020.10.20 |
文藝讀本(李允宰 編):::근대독본총서 2 (0) | 2020.10.20 |
時文讀本(崔南善 撰):::근대독본총서 1 (0) | 2020.10.1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