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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평론

징후와 잉여(작기와비평 04, 이재훈 평론집)

by 양정섭 2022. 10. 21.

시에 대한 생각과 시인 읽기와 시집 읽기

이 책의 제목은 ‘징후와 잉여’이다. 현대시를 일별하면서 체감한 시에 대한 사유를 모았다. 시에 대한 생각과 시인 읽기와 시집 읽기가 이 책의 내용이다. 이를 통해 현대시의 징후의 끝자락을 엿보는 작업이 되리라는 희망을 가져본다.
제1부는 다양한 주제로 현대시를 읽은 평론을 모았다. 신화적 상상력은 오랫동안 관심을 가지고 있으며 현재에도 공부 중에 있는 주제이다. 현대시의 징후와 담론에 대한 생각, 현대시가 가진 잠재성에 대한 생각, 시에 드러난 시간에 대한 생각을 풀어 놓은 평론들을 소개한다. 시운동 동인은 필자가 습작 시절부터 지금까지 애독하는 시인들이며 동인지를 분석하면서 이들의 청춘을 엿본 것 같은 마음에 오랫동안 달떴다. 오랫동안 문학 매체의 편집자로 일해 온 필자는 그 경험을 헤집어 문학매체의 현재와 미래를 조망하는 글도 소개하고 있다.
제2부는 다양한 시인들에 대한 시인론을 담았다. 이형기 시인에서부터 젊은 시인에 이르기까지 11명(이형기, 조오현, 허형만, 원구식, 김영승, 전기철, 김수우, 김충규, 김은상, 이초우, 김바다)의 시인에 대한 분석 평론이다.
제3부는 시집을 내밀하게 읽고 분석한 평론들을 담았다. 문정희 시집에서부터 당대 가장 주목받는 12권의 시집들(문정희, 박형준, 허연, 강정, 김태형, 김선우, 김종태, 길상호, 오은, 이귀영, 유계영, 이원복 시인의 시집)에 대한 독서록이다.

 

징후와 잉여(작가와비평04, 이재훈 평론집, 경진출판 발행)



[ 출판사 서평 ]

이 책은 이재훈 시인의 평론집으로, 경진출판에서는 <작가와비평> 시리즈 4번째 평론집이다. 이재훈 시인이 성실하게 읽은 시인과 시집의 내밀한 평론을 한 권으로 모아 세상사람과 조우한다.
미학적으로 완성도 있는 시는 무엇인가.
완성된 시에 대한 준거틀을 제시한다면 어떤 수사가 가능할까.
이러한 질문에 대한 지은이 나름의 답을 다양한 시 분석을 통해 독자들과 만난다.

시에 대한 다양한 관점과 미학적 가치를 바탕으로 꼼꼼히 분석한 내밀한 내재적 비평이다. 시는 늘 예기치 않은 곳에서 미학적인 성과를 거두기 마련이며, 시는 늘 완성에서 벗어나려는, 마치 미완이 장르의 본질인 양 완성의 여지를 남기는 사례를 숱하게 제시한다. 이미지가 뛰어나면 진술이 부족하고, 수사가 뛰어나면 주제의식이 약하며, 이미지와 진술의 조합이 적합하더라도 매력이 없는 경우가 숱하다. 한 순간의 이미지만으로도 감격을 줄 수 있으며, 단 한 줄의 진술만으로도 사유의 울림을 주는 놀랄 만한 경우도 있다. 겉보기에 완성도 있는 시처럼 보이지만 아무에게도 흥미를 주지 못하는 시도 있으며, 쓰다만 것 같은 미완의 시일지라도 가슴에 오래 남아서 떨림을 주는 경우도 있다. 이처럼 시는 완성을 향해 가면 또다시 미끄러지고 실패의 늪으로 향하는 본질적 특성을 가지고 있다. 시는 쓰고 남는 것이 아니라 버리고 남는 것으로 쓰인다. 그 잉여의 산물이 가까스로 시의 언어가 되어 퇴적된다. 오랫동안 퇴적과 발효의 과정을 거친 언어는 시인의 발화에 의해 때론 터트리고, 때론 옹알거리며, 때론 씨줄과 날줄로 엮어져서 한 편의 시로 태어난다. 시가 창조되는 모든 과정을 압축적으로 표현할 수 있는 말이 바로 ‘잉여’이다. 완성에서 모자라거나 넘치는 시들이 완성에 이르지 못하지만 결국 완성을 향해 나아가는 운명을 받아들이는 것이다. 이러한 시의 본질적 특성을 책에서는 끊임없이 고민하고 사유하고 있다.


[ 차례 ]

책머리에

제1부 새로운 징후와 담론의 가능성
신화적 상상력의 시적 재현
현대시의 새로운 징후와 담론의 가능성
숨어 있는 잠재성과 열린 가능성의 유희적 결말
저녁나라의 미학자들과 현실적 꿈: ≪시운동≫ 동인의 재해석
시간에 대한 철학적 성찰
생존하지 말고 다시 태어나야 하는 운명: 문학 매체의 생존 전략
새로운 독자를 위해 매체는 어떻게 진화해야 하는가

제2부 우주의 궁극적 실재
허무의 시학: 이형기론
선시에 나타나는 모순어법의 발현 양상: 조오현론
담박(淡泊)의 시학: 허형만론
우주의 궁극적 실재를 추구하는 자유인: 원구식론
성속을 초월하는 힘과 성찰의 내력: 김영승론
문명에 저항하는 부조리의 시학: 전기철론
초월의 노마드: 김수우론
구름의 시적 도상학(圖像學): 김충규론
비장하게 아름다운 성속(聖俗)의 담론: 김은상론
동굴의 시학: 이초우론
불구와 사랑의 존재론: 김바다론

제3부 격렬한 생명의 방식
격렬한 생명의 한 방식: 문정희 시집 ≪응≫(민음사)
발견의 존재론: 박형준 시집 ≪줄무늬를 슬퍼하는 기린처럼≫(창비)
허무의 존재론: 허연 시집 ≪당신은 언제 노래가 되지≫(문학과지성사)
귀신과 내통한 예지의 굿판: 강정 시집 ≪귀신≫(문학동네)
뒤편의 영적 해석자: 김태형 시집 ≪고백이라는 장르≫(장롱)
혁명을 넘어 생명으로: 김선우 시집 ≪나의 무한한 혁명에게≫(창비)
이명(耳鳴)의 순례: 김종태 시집 ≪오각의 방≫(작가세계)
울음의 고백록: 길상호 시집 ≪우리의 죄는 야옹≫(문학동네)
부조리한 언어의 건축술: 오은 시집 ≪우리는 분위기를 사랑해≫(문학동네)
존재의 비밀을 탐구하기 위한 시적 노정: 이귀영 시집 ≪우리가 퇴장하면 강남이 강남일까≫(천년의시작)
연대의 파레시아: 유계영 시집 ≪지금부터는 나의 입장≫(아침달)
단절의 극복과 스밈: 이원복 시집 ≪리에종≫(파란)


[ 지은이 이재훈 ]

1998년 ≪현대시≫로 등단하여 작품활동을 시작했다. 시집으로 ≪내 최초의 말이 사는 부족에 관한 보고서≫(문학동네), ≪명왕성 되다≫(민음사), ≪벌레 신화≫(민음사), ≪생물학적인 눈물≫(문학동네). 저서로 ≪현대시와 허무의식≫(한국학술정보), ≪딜레마의 시학≫(국학자료원), ≪부재의 수사학≫(작가와비평), ≪징후와 잉여≫(경진출판), 대담집 ≪나는 시인이다≫(팬덤북스)가 있다. 한국시인협회 젊은시인상, 현대시작품상, 한국서정시문학상, 김만중문학상을 수상했다. ≪시사사≫ 주간, ≪청색종이≫ 편집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중앙대 문예창작학과에서 문학박사 학위를 받았으며 건양대학교 휴머니티칼리지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도서명] 징후와 잉여
[총서명] 작가와비평 04
[지은이] 이재훈
[펴낸곳] 경진출판
국판(148×210) / 388쪽 / 값 23,000원
발행일 2022년 10월 30일
ISBN 979-11-92542-06-5 03810
분야: 인문>한국문학>문학평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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