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는 잠시 시인 척 할 뿐
≪아주 사적인 시≫는 박세현의 14번째 시집이다.
259편의 시가 아홉 개의 파트로 분절되었고, 앞에는 긴 작가 인터뷰가 수록되었다. 자기 시의 동어반복적 지속 그리고 자기 시를 표절하는 방식은 이번 시집에도 시전되는 박세현 특유의 필기 방법이다. 시는 읽는 장르가 아니라 쓰는 장르라는 자기 입증에 충실하면서, 시인은 짐짓 시란 무엇인가를 캐묻지만 그건 단지 언어라는 픽션을 겨냥한 헛시늉이다. 시는 잠시 시인 척 할 뿐이라는 언어관을 횡단하는 시쓰기의 한 전형을 보여주는 시집의 납품이다.
[ 책 속으로 ]
“나는 해당화 시든 바닷가 오두막
클레멘타인 부인 옆집에 세들어 살고 있소
아비는 고기 잡으러 가서 영영 돌아오지 않고
집세가 밀린 클레멘타인만 혼자 늙고 있지요
맑은 날은 휘파람 불고
흐린날은 기도를 한답니다”(31쪽, <밤기차>의 뒷부분에서)
[ 출판사 서평 ]
▷ 좋은 시인은 각자의 시적인 정점 혹은 극점을 가지고 있다. 시인이 가진 시힘의 최대치가 터져나오는 지점을 가리키는 말이다. 물론 자신의 정점을 만들지 못하는 시인들이 대다수다. 정점을 오해하는 시인도 줄잡아 87%는 될 것이다. 본인의 경우는 어떤가.
◁ 시쓰기 경력만으로 본다면 정점이 한두어 개는 만들어졌어야 마땅하다. 웃으면서 가볍게 답하겠다. 정색하지 말기를 바란다. 내 시의 정점 혹은 극점이라면 나는 이미 그곳을 지나쳐온 것 같다. 그래서 지금은 이게 아닌가 봐, 하면서 모르고 지나쳐온 정점으로 되돌아가는 중이다. 아시겠지만 이제는 그곳이 또 어딘지 헷갈린다. 여기 같은데, 저기 같은데. 문학하기에서 확신만큼 비속한 것이 있겠는가. (<작가 인터뷰>에서)
박세현은 시를 쓰고 시는 박세현을 쓴다.
시는 그의 부업이고 본업은 없다.
박세현의 시를 읽지 않았다면
그의 독자로 설정되지 않았다는 뜻이다.
당신은 안심할 일이다. (장민옥 독자의 시집 날개글)
[ 차례 ]
작가 인터뷰: 영혼의 빈 구멍
=불꺼진 극장
=어쩌다 문학이 본업인 양 살았고 서적 여럿을 인쇄했지만 시장의 반응은 구차하다. 독자의 분발을 촉구한다
=도망치다 붙잡혀와 시를 쓰는 심정으로
=두 대의 고물 노트북을 위한 시
=경로우대연합 사무실 개소식 축사
=내 시집을 구매하신 분에게 커피타임을 제공할 수도 있다. 커피값은 더치페이
=박세현 서점
=집에 가도 할 일 없는 인류들은 부디 연대하시라
=가제본 이후의 추가분
시 제목 찾아보기
[ 지은이 박세현 ]
강릉에서 태어났다.
빗소리듣기모임 객원으로 살고 있다.
[도서명] 아주 사적인 시
[지은이] 박세현
[펴낸곳] 경진출판
국판 변형(140×210) / 340쪽 / 값 18,000원
발행일 2022년 09월 01일
ISBN 979-11-92542-02-7 03810
분야: 한국문학 >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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