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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수필

남편이 천사의 말을 한다

by 양정섭 2023. 7. 20.

미국 이민 45년! 정겨운 모국어로 그리움을 차분히 적어놓은 산문집

 

이민생활의 희노애락을 눈물겹도록 솔직하고 아름답게 풀어놓다.

 

옛날에는 자신이 어떠어떠했다는 이야기도 그럴듯하게 서슴없이 이야기하지만, 그것을 진실로 믿는 사람들은 거의 없다. 그러나 모두들 고개를 끄덕인다. 젊어서 하고 싶었으나 이루지 못한 것을 자신이 정말로 해낸 듯이 허풍을 떠는 것이, 나이가 들면 그대로 받아들이고 서로 등을 두드려줄 만큼 마음의 여유가 생겼기 때문이다. 누구 하나 큰소리를 내거나 말도 안 되는 소리를 떠들어대는 영감이라는 표정을 하는 사람조차 없다.

뉴욕타임즈에 기고된 이 글에서 허금행 작가는 많은 공감을 한다. 이제 크게 할 일도 없고 특별히 이룰 수 있는 것도 없으므로 지난날을 생각하는 일로 머릿속이 가득하다고 한 작가. 구겨진 스스로를 생각하면 아무리 다림질해도 다시는 새것처럼 펴지지 않는 지나간 시간들을 쓰는 허금행 작가가 이번에 낸 책은 <남편이 천사의 말을 한다>이다.

 

필자는 페이스북에서 만났다.

페북에는 혼자 보기 아까운 글들이 너무 많다.

허금행 시인 역시 마찬가지다.

페북에서 만나 서로 댓글을 주고받는 이야기로 구수한 정이 들었다는 작가는, 우연이 인연이 되었고, 두런두런거리며 함께 살아가니 정말 기쁘다고 했다.

 

작가의 눈으로 본 세상 이야기를 만나러 여러분을 초대한다.

수필인 만큼 소재도 다양하다. 그러므로 주제를 말하기에 너무나도 어려움이 있다.

그런데도 하나로 표현해 보자면, 일상생활 속에서의 지혜와 사랑이라고 말하고 싶다.

 

친구들, 아이들, 그리고 남편, 지인, 그리고 많은 사람들을 소재로 삼아 작가는 하고 싶은 이야기를 이 책을 통해서 모두 다 털어내고 있다.

이 책은 두서없이 모두 5개의 커다란 뭉치글들로 이루어져 있다.

기억과 추억의 차이, 선글라스를 쓰고 보는 세상, 사랑의 시를 읽으세요, 빨간 우체통에 배달된 편지를 기다린다, 남편이 천사의 말을 한다 등 모두 75편의 조각들로 구성되어 있다.

허금행 작가의 글은 소리 내어 읽어야 제맛이다.

글을 따라 읽다 보면, 어느덧 내 인생도 허금행 작가의 글에 녹아들어 있다.

 

「남편이 천사의 말을 한다」는 남편을 향한 작가의 마음이 담겨 있는 글이다.

“나한테 시집와서 고생만 많이 하고.”라고 시작한 남편의 말 한 마디에, 작가는 “남편이 천사의 말을 하기 시작했다.”라고 글을 쓰며, 남편에게는 “당신이 여위어 가는군요.”라는 아름다운 미사어구를 글로 전하고 있다.

 

고린도전서 13장을 통해 미움의 매듭이 풀리는 이상한 경험을 하고 있다고 하는 작가, 지나온 우리의 삶이 행복한 것이었다고 스스로를 다독거리는 작가.

사랑은 오래 참고, 사랑은 온유하며 시기하지 아니하며, 사랑은 자랑하지 아니하며....

믿음, 소망, 사랑. 이 세 가지는 항상 있을 것인데, 그 중에 제일은 사랑이라.

 

우리 이제 허금행 작가를 만나러 나서는 것은 어떨까요?

 

 

 

[ 작가의 말 ]

 

나는 나의 글에서, 삶의 어두운 부분을 지우개로 지워 흐리게 만들기를 희망한다.

완전히 없애는 것은 불가능하더라도, 동 트기 전의 새벽빛이 되기를 꿈꾼다. 그리하여 나의 글들이 화해의 손길이 되고, 침묵이 골 깊은 하루를 왁자지껄하게 만들기를 바란다.

 

 

[ 목차 ]

 

제1부 기억과 추억의 차이

 

12월에 쓰는 일기

꿈꾸는 새벽은 황금빛이다

행복으로 오르는 돌층계

노란 풀꽃의 노래

휘어져 부드러운 곡선의 길이 되어 오라…

배꼽 없는 사람들

희망의 속삭임

몸도 뚱뚱하신 분이?

모자란 듯 할 때가 제일 좋아!

텃밭에 울타리를 치면서 하는 생각

기억과 추억의 차이

15분, 그 감칠맛 나는 즐거움

옛날 옛날에

살아있기

불꽃의 속삭임이여

 

제2부 선글라스를 쓰고 보는 세상

 

검은새의 따스한 눈동자

꽃피고 싶은 원추리

거북이를 기다리며

보청기가 떨어졌어!

우거진 열대우림에서 만난 하늘빛 나비들

선글라스를 쓰고 보는 세상

호박꽃도 꽃이냐고?

전기 모기 박멸기

민달팽이

BMW 한 대 못 굴린다며?

쇠비름이냐, 상추냐?

모기 잡을 때만 스스로를 때려?

에게게 에게게

만일 여윳돈이 생긴다면…

파란 눈의 메리

뽕잎차

두 가지의 아르바이트

지갑 내놔!

가지 튀김

내가 빵을 구우면 산새들도 창가에 앉는다

첼시 화랑에서

수암골에 다녀와서

청담동에서

분수에 맞게 사세요

 

제3부 사랑의 시를 읽으세요

 

지금 그 사람 이름은 잊었지만…

공주님과 왕자님

수술실 앞에서 서성이다

막내아들

사랑의 시(詩)를 읽으세요

우간다로 떠나는 아들에게

노래방에서 읽는 시

절름발이

패싸움을 하면 분명 우리가 이길 거야!

코스모스가 있는 기차역의 풍경

소달구지 위에서 잠들고 싶다

돌탑

뜨끈한밥한끼먹여보내고싶어서

 

제4부 빨간 우체통에 배달된 편지를 기다린다

 

벼룩시장에서 산 낡은 만돌린

양로원의 스웨터

빨강 맨발의 산비둘기

오늘도 나의 일기에 마침표를 찍지 못하는구나

배려에 대하여

동풍(東風)아 불면 말똥냄새가 난다

빨간 우체통에 배달된 편지를 기다린다

잡글을 쓰면서…

편집후기

로마의 휴일

우리들의 귓속말

가을, 겨울 그리고 봄

 

제5부 남편이 천사의 말을 한다

 

스키를 타러 갔다고?

삼월에 내리는 눈

토요일 아침에 생각나는 일

아기사슴

그 가을, 덕수궁을 걸으며

천사의 노랫소리

밤마다 닭들이 죽어가요

허수아비야! 술값도 깎니?

따스한 별들에게 보내는 편지

작별을 생각하는 시간

남편이 천사의 말을 한다

 

 

[ 지은이 ] 허금행

 

경기도 김포 출생

이화여고, 이화여대 국문과 졸업

‘수필문학’과 ‘시문학’으로 등단

현재 뉴욕 거주

www.facebook.com/keumhaeng.heo

 

 

[도서명] 남편이 천사의 말을 한다

[지은이] 허금행

신국판(152×224) / 240쪽 / 값 15,000원

발행일 2018년 12월 25일

ISBN 978-89-5996-590-8 03810

[분야] 문학 > 수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