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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사회/다문화콘텐츠

한국사회의 소수자들: 결혼이민자

by 양정섭 2021. 2. 21.

한국학술진흥재단 중점연구소로 선정된 

중앙대학교 문화콘텐츠기술연구원 다문화콘텐츠연구사업단이 펴내는 

구술생애사 시리즈 그 첫 번째!!!

 

 

▌결혼이주여성 한국을 말하다▐

 

이 책은 중앙대학교 문화콘텐츠기술연구원 다문화콘텐츠연구사업단이 올해부터 연차적으로 발간하는 다문화 구술생애사 시리즈의 첫 번째 저작물이다. 이 책의 저자들은 ‘구술생애사 시리즈 발간을 위한 기획팀’을 구성하여 2007년부터 발간 작업을 준비해 왔다. 2주마다 정기적으로 진행된 기획 회의를 통해 주제와 대상자를 선정하고, 인터뷰 진행 방식과 원고 작성 방법을 결정했다. 이러한 사전 준비 작업을 통해 발간하는 구술생애사 시리즈는 한국사회의 새로운 구성원인 다문화 주체(결혼이주자, 다문화가정 자녀, 이주노동자, 새터민 등)들과 진정으로 소통하는 계기를 마련해 줄 것이다. 

이 책의 저자들이 이번에 선택한 주제는 결혼이주여성이다. 2009년 통계청 발표에 따르면, 2008년에 발생한 32만 7715건의 결혼 중 3만 6204건이 국제결혼에 해당해 전체에서 국제결혼이 차지하는 비율이 11%를 넘었다. 이는 한국인 10명 중 1명은 외국인 배우자를 맞이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국제결혼 중에서도 한국인 남성과 외국인 여성이 결혼한 경우가 총 2만 8613건으로 80%를 차지한다. 이 통계가 보여주듯이 결혼이주여성의 존재는 더 이상 한국사회의 낯선 풍경이 아니다.

 

 

▌차가운 눈초리 대신 따뜻한 눈길을▐

 

하지만 이러한 사회적 변화에도 불구하고, 대다수 한국인들은 결혼이주여성과 다문화가정 자녀들에게 따뜻한 ‘눈길’을 건네기보다는 차가운 ‘눈초리’를 던지고 있다. 한 문화인류학자의 설명처럼, ‘눈길’에는 ‘그윽함과 선망, 따뜻함’이 담겨 있는 반면 ‘눈초리’에는 ‘의혹과 차별, 차가움’이 깔려 있다. 따라서 결혼이주여성과 다문화가정 자녀들에 대한 우리의 시선이 ‘눈초리’가 아닌 ‘눈길’이 될 때, 비로소 한국사회는 현상적 다문화사회를 넘어 본질적 다문화사회로 진입할 수 있게 된다.

 

 

▌나는 옳고 너는 그르다▐

 

다문화 주체에게 차가운 눈초리가 아닌 따뜻한 눈길을 건네기 위해서는 다문화 주체에 대한 인식과 태도의 변화가 선행되어야 한다. 사람들은 일반적으로 자신의 행동은 내재적 동기부터 생각하고 상대방의 행동은 표출된 현상으로 판단하는 경향이 있다. 나는 항상 옳고, 너는 항상 그르다는 주관적 판단 역시 이러한 심리적 경향에서 비롯된다. 주관적 판단인 편견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상대의 행동을 현상만으로 판단하지 말고 동기부터 이해하려는 태도가 필수적으로 요구된다. 대다수 한국인들이 다문화 주체에 대해 가지는 오해와 편견 역시 그들의 행동을 현상만으로 판단하고 동기부터 이해하려 하지 않았기 때문에 발생한다고 할 수 있다. 구술생애사 시리즈는 다문화 주체들의 생생하고 진솔한 이야기를 통해 그들의 삶을 동기부터 이해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다.

 

 

▌한국사람에 대한 同床異夢▐

 

이 책에 등장하는 결혼이주여성은 그 출신지역(우즈베키스탄, 라오스, 태국, 일본)이 다양한 만큼 성장과정과 결혼생활이 다양하지만, 한국사회의 진정한 일원이 되고자 하는 열망과 의지는 결코 다르지 않다. 태국 출신의 결혼이주여성 우싸 운댕 씨의 말처럼 그들도 ‘한국사람’이기 때문이다. 결혼이주여성들은 스스로를 ‘한국사람’이라고 생각하지만, 그들이 일상에서 만나는 많은 한국인들은 그들을 한국사람으로 인정하지 않는다. 결혼이주여성들이 일상에서 경험하는 차별은 스스로가 생각하는 한국사람이라는 범주와 대다수 한국인들이 인정하는 ‘한국사람’이라는 범주가 다르기 때문에 발생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한국사회의 소수자들: 결혼이민자(문화콘텐츠기술연구원 다문화콘텐츠연구사업단 엮음, 경진출판 발행)

 

 

현재 한국사회에서 다문화 담론은 무성한 편이다. 하지만 그에 대한 실천은 상대적으로 열악하다. 머리로는 다문화를 받아들고 있지만, 몸으로는 거부하고 있는 실정이다. 대부분의 한국인들은 자신의 이해와 직접적으로 관련되지 않을 때에는 다문화 주체에 대한 차별이 부당하다는 것을 인정한다. 하지만 자신의 이해와 직접적으로 관련 될 때에는 다문화 주체에 대한 차별을 암묵적으로 혹은 적극적으로 용인하는 데 별 주저함이 없다. 한국사회가 진정한 다문화사회가 되기 위해서는 이러한 담론과 실천 사이의 분리를 극복해야 할 것이다.

 

 

[시리즈명] 구술생애사 1

[도서명] 한국사회의 소수자들: 결혼이민자(The Monorities in Korean Society)

문화콘텐츠기술연구원 다문화콘텐츠연구사업단 엮음

4×6판 양장 / 184쪽 / 값 12,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