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의 오래된 역사를 살펴보면 인류는 나만의 문화만이 아니라 다른 문화와의 접촉과 충돌, 그리고 교류와 수용을 통해 자신들만의 세계문화를 발전시키고 있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고대부터 현재까지 세계인은 항상 문화교류의 시대에 살고 있었고, 현재와 같은 다문화시대는 아니더라도 문화교류가 없는 시대는 없었다. 다문화시대로 급속히 접어들고 있는 현재 우리가 우리라고 규정하고 있는 우리 안에는 이미 오래전부터 우리가 아닌 새로운 우리가 함께 해왔고, 그 새로운 우리는 다시 우리가 되었다는 것을 기억해야 할 것이다. (<발간사> 중에서)
우리의 일반적인 관념과는 달리 우리 한국인의 정체성에는 다양한 다문화적 요소들이 포함되어 있으며, 이러한 다문화적 요소들이 융합되어 오늘날 우리 한국인의 정체성을 형성하고 있다. 또 우리는 역사적으로 이질적인 것을 배척하기보다는 오히려 선택적 포용과 배제를 통하여 주체적으로 흡수하여 발전시켜 왔다. (임형백 교수)
다문화주의 인식
중앙대학교 문화콘텐츠기술연구원 다문화콘텐츠사업단은 ‘다문화사회에서의 소통과 공존을 위한 문화콘텐츠 연구개발’이라는 아젠다를 가지고 지난 2007년 12월 한국연구재단(구 한국학술진흥재단) 중점연구소로 선정되어 지금까지 3권의 연구총서를 간행하였고, 본 총서는 그 네 번째 결실이다.
글로벌 시대 범지구적인 인구이동으로 외국인 노동자나 이민자가 증가함에 따라 자국민과 이방인 간의 사회적 통합을 고민해야 하는 국가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 다양한 문화적 요소들의 유입과 충돌로 인하여 19세기 민족주의 시대 이후 굳건히 신봉해 온 민족국가 단위의 국제사회의 기능은 점차 쇠퇴하고 있으며, 다문화사회의 도래로 인하여 국가는 새로운 정체성을 수립해야 할 상황에 직면한 것이다. 따라서 한 사회 또는 국가 내에서 다양한 문화적 차이를 가진 집단들이 각자의 차이를 인정하고, 상호 조화와 공존을 모색하려는 노력들은 소위 민족과 국가라는 개념의 근대적 획일성에서 벗어나 “다문화주의(Multiculturalism)”라는 인식의 틀 안에서 이루어지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오늘날 한국 사회 역시 일찍이 국민국가를 이룩했던 서유럽의 여러 나라들처럼 지난 2007년 국내 거주외국인 100만 명 시대를 맞이하면서 다문화시대에 돌입했다는 진단이 학계 전문가들로부터 나오고 있다. 2012년 현재 법무부 통계 자료에 의하면 국내 거주 외국인은 142만 명을 넘어섰고, 2050년에 이르면 전체 인구의 10%에 육박하는 403만 명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한국이 어떤 형태의 다문화 사회를 형성해나갈 것인가
그러한 상황에서 한국이 어떤 형태의 다문화 사회를 형성해나갈 것인가에 대한 해답을 구하려면, 우선 근대적 국민국가의 형성에 있어서 비슷한 패턴을 따랐던 국가들의 이민자통합정책이나 다문화정책에 대하여 살펴보고, 그들이 경험했던 이질적 문화요소를 가진 외국인 이주자들과의 문화적 갈등과 충돌이 어떠하였는가를 분석해 보아야 할 것이다. 국제사회의 추세를 볼 때, 한국과 같이 통일된 소속감과 단일민족이라는 정체성을 근간으로 하는 국가가 다문화・다인종 사회로 변화되는 것은 결코 쉽지 않은 일이지만, 한국이 나아가야 할 길이 다문화사회라면 적극적으로 그에 대한 대안을 준비해야 한다.
아울러 인류의 오래된 역사를 살펴보면 인류는 나만의 문화만이 아니라 다른 문화와의 접촉과 충돌, 그리고 교류와 수용을 통해 ‘자신들만의 세계문화’를 발전시키고 있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고대부터 현재까지 세계인은 항상 문화교류의 시대에 살고 있었고, 현재와 같은 다문화 시대는 아니더라도 문화교류가 없는 시대는 없었다. 다문화시대로 급속히 접어들고 있는 현재 우리가 ‘우리’라고 규정하고 있는 ‘우리’ 안에는 이미 오래전부터 ‘우리’가 아닌 ‘새로운 우리’가 함께 해왔고 그 ‘새로운 우리’는 다시 ‘우리’가 되었다는 것을 기억해야 할 것이다.
동서양 역사 속 다문화적 전개 양상을 살펴
다문화콘텐츠연구사업단은 그러한 인식을 바탕으로 이번 총서에서 동서양 역사 속의 다문화적 전개양상을 살펴보고자 하였다. 총서는 이전에 학술지에 발표된 글과 새롭게 쓰여진 글들을 합하여 총 10편의 논문으로 구성되었으며, 구체적으로 한국사 관련 논문 4편, 동양사 관련 논문 3편, 서양사 관련 논문 3편이 실렸다. 제1부 「한국 전통 역사 속에 나타난 다문화 전개 양상」에서는 유구한 한국사의 전개과정에서 선택적 포용과 배제를 통하여 형성된 한민족의 정체성, 통일신라시대 범종(梵鐘)에 표현된 천인상(天人像) 연구를 통한 한국 문화의 다양성, 고려시대 이민족의 귀화 유형 및 정책으로 살펴 본 민족적 다양성 등을 규명하는 논문으로 구성되었다. 제2부 「동양사 속의 다문화적 문화변동과 식민지 반응 양상」에서는 동서양 문화의 교류와 융합 과정에서 형성된 다문화성이 가지고 있는 사회 치유적 역할, 중국 근대 다문화의 유입과 그로 인한 정치사상의 중서융합, 일본의 대만・만주지배와 그 영향을 중심으로 식민통치와 다민족・다문화 사회의 반응에 대한 분석 등을 테마로 한 연구 성과들을 다루었다. 제3부 「서구 근대 다문화 형성배경과 재현 양상」은 19세기 유럽의 대표적 다민족국가인 오스트리아-헝가리 이중제국의 형성과정을 살펴 본 논문, 이주로 이루어진 나라인 미국 다문화주의의 역사적 배경을 분석한 논문, 20세기 후반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는 노동력의 국제적 이동과 관련하여 파독 한인여성 이주노동자의 역사를 규명하는 논문으로 구성되었다.
다문화콘텐츠연구사업단은 단일민족과 순혈주의에 대한 비판적 성찰을 통해 다양한 문화가 상호 소통하고 공존하는 다문화사회에 대한 연구를 인문학적 관점에서 지속적으로 추진해 나갈 것이며, 이번 총서는 역사적 시각에서 다문화의 전개양상을 살펴보는 첫 번째 시도라 하겠다. 이번 총서에 실린 연구 성과들이 가지고 있는 주제의 제한적 성격 때문에 시공간을 초월하여 역사 일반에 나타난 다문화적 전개양상을 설명하기에는 역부족이지만 인문학적 측면, 특히 역사적 측면에서 다문화연구에 기여하고자 하는 노력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다.
[ 목차 ]
발간사: 역사 속의 다문화
1부 한국 전통 사회에 나타난 다문화 전개 양상
선택적 포용과 배제를 통한 한국인의 정체성 형성|임형백
통일신라시대 梵鐘에 표현된 天人像 연구|최선일
고려시대 異民族의 귀화 유형과 諸정책|전영준
關羽信仰의 朝鮮 傳來와 關王廟 建置|박경하 · 한종수
2부 동양사 속의 다문화적 문화변동과 식민지 반응 양상
다문화사회에서 문화교류사의 사회 치유적 역할 |최병욱
중국 근대 다문화의 유입과 정치사상의 중서융합 : 서구정치사상과 유가정치사상의 융합을 중심으로|이춘복
식민통치와 다민족·만문화 사회의 반응 : 일본의 대만·만주지배와 그 영향을 중심으로|손준식
3부 서구 근대 다문화사회의 형성과 재현 양상
다민족국가 오스트리아-헝가리 二重帝國의 成立|박재영
미국 다문화주의의 역사적 배경|최재인
파독 한인여성 이주노동자의 역사 : 1960~1970년대 한인간호인력 독일행의 원인|나혜심
[ 지은이 ]
나혜심 성균관대학교 문과대학 인문학연구원 연구교수
박경하 중앙대학교 역사학과 교수
박재영 중앙대학교 문화콘텐츠기술연구원 연구교수
손준식 중앙대학교 역사학과 교수
이춘복 중앙대학교 문화콘텐츠기술연구원 연구교수
임형백 성결대학교 지역사회과학부 교수
전영준 제주대학교 사학과 교수
최병욱 강원대학교 인문과학연구소 HK연구교수
최선일 문화재청 문화재감정위원
최재인 아주대학교 여성센터 연구원
한종수 중앙대학교 교양학부 강사
[도서명] 동서양 역사 속의 다문화적 전개 양상
[시리즈] 다문화총서 4
[엮은이] 문화콘텐츠기술연구원 다문화콘텐츠연구사업단
신국판/344쪽/20,000원
ISBN 978-89-5996-185-6 93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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