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사랑과 문학실천에 대한 열정
지역문학 연구는 자원봉사와 같다. 세상에서 소외되고 그늘진 삶을 찾아 사랑을 베푸는 자원봉사자, 지역문학 연구자 또한 우리 문학사에서 손길이 닿지 않고 발품에서 멀어진 문학을 찾아 행복을 나누는 아름다운 사람이다. 여전히 이들의 노고와 의미를 알아주는 이가 드물지만, 어느 누군가 이들에게 뜻깊은 박수를 보내 주고 있기에 참으로 보람된 작업이라 생각된다.
세상에는 우리의 따스하고 사랑어린 손길과 발품을 기다리는 사람과 장소가 너무 많다. 학문마당에서도 마찬가지, 특히 지역문학 차원에서 둘러보더라도 작은 관심조차 미치지 못한 대상들이 넘쳐 난다. 비록 그것이 개인의 몫만은 아니기에, 여러 연구자들의 참여가 절실하다고 하겠다.
이 책은 4년 전에 냈던 연구서 ≪지역문학의 이랑과 고랑≫ 이후 학문마당에 흩뿌렸던 지역문학 관련 글들을 가려 뽑아, ≪지역문학의 씨줄과 날줄≫이라는 제목 아래 크게 세 매듭으로 나누었다.
첫 번째는 <작가 불러오기>다. 평소 내가 관심을 두었던 지역 작가들에 대한 논문과 연구들을 불러왔다. 이를테면 김춘수, 천상병, 이선관, 설창수, 권환, 김원룡을 대상으로 그들의 삶과 문학세계를 논의하고 있다.
두 번째는 <작품 오려두기>다. 지역문학 연구를 위해 모으고 챙긴 작품 또는 자료를 중심으로 논의했던 연구와 비평들을 오려두었다. ≪낭만파≫와 ≪낙타≫ 등의 동인지 매체, 경자마산의거 시와 북한 아동문학, 마산 연극의 전통과 자산, 그리고 지역 서정시의 새로운 좌표 등에 대해 언급하고 있다.
세 번째는 <독자 붙이기>다. 지역사회의 문학현장에서 독자를 대신해 감당했던 시집 서평과 작가 비평들을 나란히 붙였다. 황선하, 박태일, 지영, 오순찬 등의 시집 해설과 이인우, 이병기, 이성부 등의 작품세계를 분석하고 있다.
지역과 문학이라는 씨줄과 날줄을 힘껏 당겨 한 폭의 옷감을 짜낼 수 있을 때, 비로소 지역문학은 세상살이에 걸맞은 문학실천이 된다. ‘지역’이라는 특수성과 ‘문학’이라는 보편성을 학문마당으로 최대한 확보할 때, 지역문학 연구는 사랑을 베풀고 행복을 나누는 자원봉사로 남을 것이다.
[ 목차 ]
1부 작가 불러오기
김춘수의 초창기 문학살이
천상병의 일기시(日記詩)
이선관 시의 사랑 현상학
설창수의 문학살이와 진주(晋州)
권환의 계급주의 아동문학
김원룡의 삶과 동시 세계
2부 작품 오려두기
낭만, 형이상학적 혁명의 시세계: 광복기 시동인지 ≪낭만파≫ 제2집에 대하여
한국전쟁기 마산의 문학매체와 ≪낙타≫
민주화의 고향, 4월혁명과 시의 함성
북한 아동문학에 나타난 경자마산의거
연극도시 마산의 전통과 자산: 정진업과 김수돈의 연극활동을 중심으로
문화와 생명의 시대, 서정시의 새로운 좌표
3부 독자 붙이기
이슬처럼 살다 간 시인: 황선하의 시세계
시로 만나는 몽골에서의 삼간(三間): 박태일 시집 ≪달래는 몽골 말로 바다≫(문학동네, 2013)
그리움의 우물에서 퍼올리는 상상력: 지영의 시정신을 따라서
알몸으로 만나는 시인의 나라: 오순찬의 시세계
동성애 담론을 넘어서: 사포를 찾아 레스보스로 간 시인
이병기 시조와 군자삼우(君子三友): 매화・난초・고서의 시적 형상화
이성부 시에 들앉은 지리산(智異山)
[ 지은이 ] 한정호
경남 남해에서 태어나, 경남대학교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1990년 ≪한국문학≫에 시가 당선되어 문단에 나왔다. 연구서로 ≪지역문학의 이랑과 고랑≫(2011)과 공저 ≪파성 설창수 문학의 이해≫(2011)가 있고, ≪김상훈 시 연구≫(2003), ≪포백 김대봉 전집≫(2005), ≪꽃보다 아름다운 시≫(2005), ≪정진업 전집(2)≫(2010), ≪서덕출 전집≫(2010) 등을 엮기도 했다. 현재 경남대학교에서 교수로 일하고 있다.
[도서명] 지역문학의 씨줄과 날줄
[시리즈] 지역문학총서 24
[지은이] 한정호
신국판(152×224) / 456쪽 / 값 28,000원
발행일 2015년 11월 20일
ISBN 978-89-5996-485-7 93810
[분야] 한국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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